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이사가 재무구조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방향을 틀까?

강 대표는 최근 3~4년 동안 식품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에 집중했는데 이제 가공식품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강신호, CJ제일제당 재무개선 위해 수익 중심으로 식품사업 전환하나

▲ 강신호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대표이사.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의 재무 안정성이 악화됨에 따라 강 대표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의 경영전략을 성장성 위주에서 수익성 위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됐다.  

CJ제일제당은 최근 국내외에서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M&A) 등으로 재무구조에서 부담을 안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순차입금이 약 10조6천억 원으로 2015년 말 6조8055억 원에서 4억 원 가까이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193.8%, 차입금 의존도는 46.4%에 이르고 2018년에 매각한 CJ헬스케어 매각차익에 따른 법인세 3천억 원도 부담이 크다.

C제일제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료사업부와 가양동 부지 매각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덩치가 커서 단기간에 매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일단 기존 사업에서 수익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CJ제일제당이 단기간에 뚜렷하게 재무구조를 개선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유휴자산 유동화 외에도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방안을 실행할 필요가 있다”고 바라봤다.

강 대표는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해 주력분야인 식품사업부문에서 수익성 개선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가공식품 운영상품수(SKU)를 줄이고 신제품도 선택적으로 출시해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가공식품사업은 CJ제일제당에서 가장 큰 사업부문으로 전체 매출의 약 30%를 낸다. 

CJ제일제당은 국내 가공식품 1위 사업자로 장류, 스팸, 햇반 등 주요 제품이 압도적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CJ제일제당이 생산하고 있는 가공식품 상품 수만 3천개 정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CJ제일제당이 경영전략을 전환하면서 경쟁력이 없는 상품을 구조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자산 혹은 사업부 매각은 CJ제일제당의 의지만으로 추진할 수 없는 일인 만큼 수익성 개선을 위해 가공식품 운영상품 수의 구조조정을 검토할 것으로 본다"며 “최소 300개에서 최대 1천 개까지 상품 수를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CJ제일제당은 2013년에도 라면, 카레, 간장사업 등을 접으며 가공식품 운영상품 수를 3분의 1 가까이 줄여 수익성을 개선한 적이 있다. 당시 경쟁력 없는 상품을 폐지하고 판촉비용도 줄이면서 CJ제일제당의 가공식품사업 영업이익률(OPM)이 2013년 6%에서 2014년 11%로 상승했다.

CJ제일제당은 가공식품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아직 가공식품 운영상품 수의 구조조정에 관련해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2016년부터 지금까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을 맡아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문 매출은 2015년 4조1502억 원에서 2018년 5조2720억 원으로 3년 동안 27% 늘었다. 지난해 인수한 미국 냉동식품기업 슈완스의 매출이 온전히 반영되는 2020년에는 매출 규모가 8조6100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 대표가 매출과 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두고 마케팅과 가격정책 등을 공격적으로 펼친 것이 주효했다. 

하지만 이제 강 대표는 수익성을 개선을 통해 경영능력을 한번 더 입증해야 할 시기가 왔다. 

조상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CJ제일제당은 가공식품 운영상품 수를 줄이고 저수익 채널 정리, 프로모션 합리화 등의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수익성 중심 경영을 통해 자체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면 기업가치 높이기에 훨씬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