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전통적으로 대형항공사(FSC)의 주력노선이던 중국 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LCC)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까?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최근 중국 노선 확장에 공을 들이면서 중국 노선이 대한항공과 저비용항공사의 격전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 주력노선 중국노선에서 저비용항공사 도전 막아내기 안간힘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대한항공은 하반기에 인천과 중국 장자제, 난징, 항저우를 잇는 3개 중국 노선을 신규취항할 계획을 세웠다. 올해 5월 초 국토교통부에서 배분받은 중국 운수권을 활용한 노선이다. 

저비용항공사 역시 하반기 중국 신규 노선 취항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그동안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과점형태로 운항하던 인천~상하이 노선에 12일부터 새 비행기를 띄운다.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역시 올해 안으로 대한항공의 알짜 수입원이던 인천~베이징 노선에 신규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저비용항공사는 항공시장에서 후발주자인 만큼 대한항공 등 대형항공사의 점유율을 빼앗는 형태로 성장해왔다. 특히 일본, 동남아 등 단거리 노선에서 우월한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높이는 데 성공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대형항공사 여객 수는 2018년 1분기보다 1.5% 줄었지만 같은 기간 저비용항공사 여객 수는 17.2% 늘었다.  

그래도 같은 단거리 노선인 중국지역에서는 대형항공사의 독점적 지위가 이어지고 있었다. 산둥반도 등 일부 항공 자유화지역을 제외하면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띄우기 위해서는 운수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5월 운수권 배분에서 이스타항공,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등 저비용항공사들이 중국 주요 노선 운수권을 대거 확보하면서 대한항공은 중국 노선에서도 저비용항공사에 맞서 점유율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특히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맺고 인천국제공항을 동북아시아 허브공항으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중국 노선 점유율 방어가 더욱 절실하다. 인천공항의 허브화를 위해서는 중국~인천~미주 노선을 이용하는 환승객, 인천~중국~유럽 노선을 이용하는 환승수요를 적극 유치해야 하는데 이 수요를 저비용항공사에게 빼앗길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다각적으로 점유율 방어전략을 짜고 있다. 

대한항공은 주요 노선의 선호시간대 슬롯(공항의 시간대 별 항공기 이착륙 허용능력)을 이미 대형항공사가 점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저비용항공사보다 우위에 있다고 보고 있다. 
 
환승수요 유치 측면에서도 조인트벤처와 스카이팀 등을 통해 효율적 스케줄이 가능한 대한항공이 저비용항공사들보다 유리하다는 점도 점유율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는 이유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행수요도 중요하지만 특히 상용수요에는 단지 노선의 수 뿐 아니라 시간대도 매우 중요한데 슬롯 측면에서는 확실히 대형항공사가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중국 노선이 단순히 한국과 중국 여행객들만이 오고가는 노선이 아니기 때문에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 스카이팀 등 항공동맹(얼라이언스)을 활용한 스케줄 다변화 등은 환승 수요 유치 측면에서 대한항공의 강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또한 기내식, 무료 위탁수하물 등 저비용항공사보다 대한항공이 비교우위에 있는 서비스 측면의 강점을 이용해 저비용항공사의 가격 경쟁력에 맞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천~베이징, 상하이 등 중국 주요 노선은 비행시간이 2시간 미만이기 때문에 장거리노선과 비교해 대한항공의 강점인 서비스, 효율적 시간표 등의 중요성이 낮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국 중국 항공운송의 최대 수요자 가운데 하나인 중국 따이공(보따리상)들이 저비용항공사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대한항공에게 불리한 점으로 꼽힌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저비용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취항이 시작되면 무엇보다 이동비용을 줄여야 하는 따이공들은 대부분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