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자산운용이 장기투자에 적합한 새 상장지수펀드를 앞세워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안정적 투자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을 고려해 상장지수펀드시장에 다시 불을 붙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 장기투자에 적합한 새 상장지수펀드로 대중화 꾀해

▲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4일 삼성자산운용에 따르면 이번에 상장한 상장지수펀드 '타겟리스크펀드'는 일반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자산을 관리하는 데 적합하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투자자가 얼마나 손실을 감내할 수 있는지에 따라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을 적절히 섞어 여러 상품으로 만들어두고 일반 투자자가 적절히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타겟리스크펀드는 글로벌 선진국 주식과 국내채권을 각각 7대3, 5대5, 3대7로 구성한 3가지 상품으로 나뉜다. 

투자 위험성을 가장 크게 감내할 수 있는 투자자는 7대3 상품을, 중립정도의 투자위험을 감수할 수 있으면 5대5 상품을, 안정적 투자방식을 선호한다면 3대7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현재 국내 상장지수펀드시장은 단타매매 위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지만 삼성자산운용은 장기적으로 안전하게 자산을 관리하는 데 적합한 새로운 상품을 통해 시장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경식 삼성자산운용 패시브운용본부장 상무는 “최근 상장지수펀드시장이 정체되어 있는 반면 안정적 자산관리 전략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상장지수펀드가 기존에는 단타매매 위주로 거래됐다면 이번 상품을 통해 좀 더 많은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가장 많이 팔린 상장지수펀드 상품은 ‘코덱스 레버리지’로 약 8449억 원가량이 판매됐다. ‘코덱스 코스닥150 레버리지’가 7558억 원 규모로 판매돼 뒤를 이었다. 모두 레버리지 방식의 상장지수펀드상품이다. 

레버리지 방식의 상장지수펀드는 지수가 상승한 비율의 2배만큼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말한다. 짧은 기간에 고수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 자산운용사가 차지하는 운용보수가 일반 상장지수펀드보다 높아 주로 ‘단타매매’ 위주로 시장이 형성돼있다. 장기로 투자했을 때 운용보수가 높아지는 만큼 단타 매매가 절대적으로 유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주 사고팔아야 하는 단타방식은 한번 매매시기를 놓치면 손실폭이 커질 수 있고 변동폭이 큰 시장에서 일반투자자들이 버티기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이 때문에 삼성자산운용은 투자기간을 최소 2~3년 정도로 잡는 새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통해 장기 자산관리방식을 찾는 일반 투자자들도 안정적으로 자산을 맡길 수 있도록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자산운용이 자동으로 자산을 배분해주는 ‘리밸런싱’ 전략을 도입한 것도 안정성 위주의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리밸런싱 전략은 처음부터 위험자산인 주식과 안전자산인 채권의 비중을 고정해두고 이 비율에 맞춰 두 자산군의 투자비중이 일정하게 담기도록 매일 조절해주는 방식이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이전에도 상장지수펀드 상품이 담고 있는 자산군을 주기적으로 조절하긴 했지만 이번처럼 고정된 비율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방식은 삼성자산운용이 처음 내놓은 것”이라며 “시장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울 때 변동성을 관리하면서 투자를 지속할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