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인보사 성분 논란으로 코오롱티슈진이 부실기업에 오르면서 코오롱티슈진의 상장을 맡았던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당분간 해외기업의 기술특례 상장주관을 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코오롱티슈진 때문에 상장주관 발목잡혀

▲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이번 조치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부문에서 실적과 평판에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코오롱티슈진의 인보사 사태로 진통을 계속 겪고 있다.

두 회사는 2020년 11월까지 해외기업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주관을 맡을 수 없게 됐다. 

한국거래소가 2일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해외 기업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주관 자격을 2020년 11월까지 제한하기로 했다기 때문이다. 코오롱티슈진 상장 3년이 되는 시점이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이번 조치에 울상을 짓게 됐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상장규정 개정에 맞춰 해외 바이오기업의 상장을 맡을 채비를 하고 있었는데 찬물이 끼얹어졌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글로벌 바이오기업의 코스닥 상장을 활성화하겠다는 목적으로 해외 바이오기업에 기술특례 상장을 허용하는 내용을 담은 코스닥 상장규정을 내놨다.

이에 따라 미국 바이오기업인 소마젠과 아벨리노랩, 네오이뮨텍(NIT) 등을 비롯한 해외 바이오기업들은 벌써부터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조치로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코스닥 상장규정 개정에 따른 수혜를 보기 어려울 뿐 아니라 앞으로도 해외 바이오기업의 상장을 맡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바이오기업의 상장을 주관하기 위해서는 트렉레코드(실적)를 쌓아 전문성을 입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자격 제한으로 실적을 쌓지 못하면 바이오 분야 자체에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1분기에 부진한 실적을 거뒀는데 이번 조치로 기업공개부문에서 더욱 힘을 잃을까봐 걱정이 커지게 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기업공개부문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힘쓴 결과 상반기 기업공개 실적 1위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다가 악재를 만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와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모두 한국거래소로부터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를 받지 못해 입장을 밝히기 조심스럽다고 말을 아꼈다. 

한국거래소의 이번 조치가 7월1일 시행된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른 것이란 점에서 두 회사 모두 아쉬움이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코스닥 상장규정에 따르면 해외기업의 기술특례 상장을 주관하기 위해서는 앞서 상장을 주관한 기업이 2년 안에 부실기업에 오르면 안 된다.

두 증권사가 상장을 주관한 코오롱티슈진은 2017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뒤 2년이 지나지 않은 2019년 5월 인보사 성분 논란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발생했다.

이를 놓고 ‘소급적용’이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한국거래소는 소급적용이 아니라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금 해외기업의 기술특례 상장을 한다고 해도 해외기업 상장경험, 부실기업 상장실적 등 과거의 실적을 바탕으로 상장주관사의 자격을 판단하기 때문에 소급적용이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다. 인보사를 개발했고 미국에서 허가와 판매를 담당하고 있다.

인보사는 2017년 허가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출한 자료에 기재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드러나 2019년 3월 판매와 유통이 중단됐고 7월3일 품목허가 취소처분이 최종 확정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