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수주 다각화에 노력한 끝에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수주가 LNG운반선에 치우쳤는데 다른 주력선종의 수주에 물꼬가 트인 데다 하반기 주력선종의 대규모 발주도 예정돼 있는 만큼 도크 운용의 효율성을 지킬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삼성중공업, 컨테이너선 수주로 도크 효율성 확보 기회 잡아

▲ 남준우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2일 삼성중공업에 따르면 2019년 들어 6월에만 상선부문에서 LNG운반선 2척, 액체화물운반선(탱커) 2척, 특수선 1척을 수주했다.

삼성중공업은 군함을 건조하지 않기 때문에 특수선도 결국 상선류 선박으로 추정된다.

삼성중공업은 5월까지만 해도 상선부문에서 LNG운반선 8척만을 수주했는데 6월 들어 액체화물운반선 등으로 수주 선종의 폭을 넓혔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남은 기간 LNG운반선 이외의 주력선종인 액체화물운반선이나 컨테이너선의 입찰에 모두 참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는 삼성중공업이 도크 효율성과 관련된 고민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수주에서 순항하고 있다. 현재 인도기한이 2022년 뒤인 선박을 수주하는 단계이며 하반기부터 카타르와 모잠비크 등에서 프로젝트용 발주도 진행돼 물량 걱정은 없다.

그러나 액체화물운반선과 컨테이너선은 각각 2021년과 2022년부터 일감이 떨어진다.

액체화물운반선은 6월 2척을 수주해 한숨 돌렸지만 컨테이너선은 올해 아직 수주가 없다. 조선사가 선박을 수주하더라도 곧바로 도크에 물량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2~3년 전에 수주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삼성중공업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발주처와 협의를 거쳐 선박의 세부 설계를 확정하고 선박 기자재 확보까지 마친 뒤에야 건조작업이 시작되는데 이 기간이 짧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도 걸린다”며 “선박 1척을 건조하는데 1년 안팎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이를 감안해 인도기간이 2~3년 뒤로 결정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삼성중공업이 액체화물선과 컨테이너선의 수주를 통해 도크 효율성을 유지할 기회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하반기부터 LNG운반선 이외의 선종 발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일 “2021년 이후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을 제외한 주요 선종의 선박 공급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며 “늘어나는 물동량과 격차를 메우기 위해 올해 말에는 선박의 발주가 회복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하반기 컨테이너선 17척의 발주계획이 확정된 만큼 삼성중공업은 여기에 수주영업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조선해운 전문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이 확정물량 9척과 옵션물량 2척을 포함해 모두 11척의 컨테이너선 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독일 해운사 하파그로이드도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발주를 앞둔 컨테이너선 17척은 모두 2만3천 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 단위)급의 극대형 컨테이너선(울트라막스급)으로 알려졌다. 삼성중공업은 컨테이너선 가운데서도 1만2천 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을 주력으로 삼고 있어 안성맞춤인 발주라고 할 수 있다.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에버그린의 컨테이너선 11척을 두고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한국의 조선3사와 중국 조선소가 경합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파그로이드의 컨테이너선 6척은 조선3사와 중국, 일본의 조선소가 수주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수주잔고를 채우는 것만큼 도크 효율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컨테이너선 수주를 따내 도크 효율성과 관련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