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회사채 발행 주관실적에서 KB증권을 바짝 뒤쫓으며 하반기 순위 역전까지도 노리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주관실적에서 KB증권에 이어 2위에 올랐다.
 
NH투자증권, 회사채 발행에서 KB증권 바짝 뒤쫓아 역전 넘봐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블룸버그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상반기 한국 회사채시장에서 6조6008억 원 규모 거래를 주관하며 점유율 21.8%를 차지했다. KB증권이 7조3806억 원 규모 발행을 주관하며 점유율 1위(24.38%)를 보였다. 

주관규모와 점유율 집계에는 신주인수권부사채, 전환사채, 신용연계증권 발행 주관실적은 포함되지 않았다. 

2018년 상반기에도 NH투자증권은 KB증권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점유율 격차를 3%포인트 아래로 줄였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상반기에는 점유율 18.25%로 집계돼 KB증권(24.41%)과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올해 상반기 KB증권과 격차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한온시스템 회사채 발행에 단독주관을 맡았기 때문이다. 

한온시스템은 6월 말 6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공동주관이 아닌 NH투자증권 단독주관을 선택했다.

NH투자증권은 하반기 KB증권 추격을 위한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GS건설 회사채 발행에 단독주관사로 선정되면서 격차를 줄일 기회를 잡았다. 

GS건설은 7월 2천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2013년 2월 이후 6년 만에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택했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3천억 원까지 발행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국내 기업들이 저금리 기조에 따라 회사채 발행으로 눈을 돌리면서 회사채 발행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한국의 공모회사채 발행시장 규모는 30조2700억 원에 이르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0.7% 늘었다.

박준영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은행차입 금리보다 회사채 발행금리가 더 낮기 때문에 회사채 발행이 가능한 환경이라면 기업들은 은행 차입보다는 회사채 발행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계획했던 것보다 회사채 발행규모를 늘리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한온시스템도 기존 4천억 원에서 6천억 원으로 발행규모를 늘렸으며 LG유플러스도 발행금액을 5천억 원에서 1조 원가량으로 늘리기로 했다.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늘고 발행규모도 커지면서 하반기 NH투자증권과 KB증권의 1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 주관사를 선정할 때 시장 점유율 5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두 증권사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과 KB증권 모두에게 발행실적을 늘릴 기회가 열려있는 만큼 NH투자증권이 KB증권과 격차를 얼마나 줄일 지 업계의 시선이 몰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함께 참여하는 일도 늘고 있다”며 “두 증권사의 1위 경쟁은 올해 말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 회사채 발행주관에도 NH투자증권과 KB증권이 모두 참여해 NH투자증권은 1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KB증권은 11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인수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