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내년에 첫 5G스마트폰 출시를 계기로 아이폰의 하드웨어에 큰 변화를 줘 상당 기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확보했던 독보적 경쟁력을 되찾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5G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출시한 선두업체인 만큼 애플에 5G스마트폰시장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5G 기반의 하드웨어와 콘텐츠 생태계를 강화하는 데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5G아이폰에 맞서 선점효과 지킬 킬러콘텐츠 절실

▲ 고동진 삼성전자IM부문 대표이사 사장.


30일 외국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애플이 올해 내놓는 새 아이폰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년에는 아이폰 디자인과 기능이 모두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CNBC는 궈밍치 TF증권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최근 미국 정부의 제재로 중국 화웨이가 어려움을 겪자 애플이 5G아이폰 출시계획을 더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내년 출시하는 아이폰 주력모델 2종은 5G통신 지원 모델로만 출시될 것으로 예상됐다.

궈 연구원은 내년 출시되는 3종의 새 아이폰 가운데 5G아이폰의 판매비중이 6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이폰 평균 출하량에 비춰보면 1억 대에 가까운 수치다.

시장 조사기관 SA는 세계 5G스마트폰시장 규모가 올해 50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는데 내년에는 시장 주도권이 완전히 애플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애플은 통신반도체 협력사인 인텔의 기술 부족으로 5G아이폰 출시가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퀄컴에 수조 원을 내고 통신반도체 공급에 합의할 정도로 5G아이폰 출시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애플이 예상대로 아이폰 주력모델을 모두 5G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진다면 삼성전자의 5G스마트폰시장 선점효과는 빠르게 빛을 잃을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한국과 미국, 유럽 등 5G통신이 상용화된 주요국가에서 갤럭시S10 5G를 출시하며 5G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출시한 선두기업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5G아이폰 출시 이후에는 애플에 밀려 상대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

결국 삼성전자가 내년 하반기 5G아이폰이 출시되기 전에 최대한 5G스마트폰 관련된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확보해야 시장 선점효과를 앞세워 경쟁 우위를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5G스마트폰에 사용하기 적합한 하드웨어와 콘텐츠로 5G생태계를 주도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싣고 있다.

폰아레나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S11 등 차기 5G스마트폰에 UFS3.0규격 낸드플래시, LRDDR5 램 등 최신 기술의 메모리반도체를 탑재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가 '갤럭시폴드'를 포함한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출시에 힘을 싣고 있는 것도 결국 5G통신망에서 이용하는 고사양 콘텐츠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술력에서 모두 세계 최고 기업인 만큼 5G스마트폰에 적합한 핵심기술을 모두 직접 개발해 가장 먼저 상용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동영상과 게임 등 콘텐츠, 인공지능 플랫폼 등 서비스가 핵심인 5G스마트폰시장에서 삼성전자가 경쟁력 있는 생태계를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일은 아직 큰 과제로 꼽힌다.
 
삼성전자, 애플 5G아이폰에 맞서 선점효과 지킬 킬러콘텐츠 절실

▲ 애플의 콘텐츠 유통플랫폼 '앱스토어'.


애플은 아이폰의 iOS 운영체제와 앱스토어, 아이튠즈 등 자체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5G시대에는 이런 장점이 더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삼성전자는 자체 스마트폰 콘텐츠와 서비스 플랫폼 부족이 이전부터 약점으로 꼽혀왔던 만큼 하드웨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만 그친다면 5G시대에 경쟁력 유지를 낙관하기 어렵다.

5G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5G통신의 빠른 속도와 저지연성 등의 특성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를 갖춘 스마트폰을 선호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5G스마트폰의 수요는 소비자 선택에 달려있다"며 "5G에서만 활용할 수 있는 킬러콘텐츠 확보가 제조사의 출하량 증가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클라우드와 증강현실, 가상현실, 초고화질 영상 등 콘텐츠 환경을 빠르게 조성해 5G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사용경험을 소비자들에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