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ICT 계열사 API 공개로  5G의 B2B사업 생태계 확대 추진

▲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이 26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SK텔레콤 분당 ICT기술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SK 오픈API 포털'를 설명하고 있다.< SK텔레콤 >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 관계사들이 주요 서비스의 API(Application Programing Interface)를 전격 공개해 기업들을 SK그룹이 구축한 서비스 생태계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SK그룹이 API 공개에 적극 나서는 이유는 5G 시대에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기업 대상 거래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26일 SK그룹에 따르면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 관계사들의 주요 서비스와 관련된 공개 API를 모은 'SK 오픈 API 포털' 플랫폼이 27일부터 문을 연다.

API는 프로그램의 기능을 다른 프로그램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로 개발자나 중소, 벤처기업들은 플랫폼에 올라온 API를 이용해 응용 프로그램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다.

SK 오픈 API 포털을 통해 공개된 API는 모두 46종이다.

공개된 API에는 SK텔레콤의 주요 정보통신기술 서비스인 티맵과 미세먼지 정보를 알려주는 에브리에어, 블록체인, 상권정보 등과 SK C&C의 인공지능, SK브로드밴드의 클라우드캠, SK플래닛의 날씨정보 등이 포함된다.

중소 개발업체나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들 API를 기반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게 됐다.

SK그룹의 API를 이용해 이미 서비스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도 있다.

모빌리티 스타트업 파토스(FATOS)는 SK텔레콤의 티맵의 API를 활용해 경로정보, 주변검색, 위치좌표 등을 제공받아 한국교통안전공단과 경남소방본부, 소방청 등에 긴급출동 차량관제 솔루션이나 위험물 운송차량 관제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

서핑정보를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인 바나나엑스(BANANA X)는 SK브로드밴드가 제공하는 클라우드캠 API를 이용해 동해안의 주요 서핑지역들의 날씨와 파도 등을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그동안 네이버나 카카오가 단일기업으로 API를 공개한 적은 있었지만 그룹 차원에서 여러 관계사가 함께 API를 공개하고 외부 개발자들이 이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까지 구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그룹의 정보통신기술 계열사들이 API 공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여러 스타트업, 중소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기업형 사업모델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들은 5G 시대에 기업을 대상으로 한 거래가 주요 수익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종산업과 융합을 통해 다양한 기업 대상 사업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SK텔레콤의 경쟁사인 KT는 클라우드 서비스를 확대해 5G 시대에 다양한 이종산업과의 결합을 확대하는 밑바탕으로 삼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SK그룹이 적극적으로 주요 서비스의 API 공개에 나선 것은 SK그룹이 그동안 펼쳐왔던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전략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어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부터 오픈 이노베이션 방식을 통해 다양한 외부 단체와 기술, 연구 개발 협력을 해오고 있으며 SK텔레콤은 2018년 오픈 콜라보센터를 만들고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협업하고 있다. 

SK그룹 정보통신기술 관계사들의 이러한 행보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강조해 온 사회적 가치와도 맥을 같이한다.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그룹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오픈 API 포털을 통해 올해 100억 원 규모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수익이 창출된다면 많은 부분이 중소기업에게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 정보통신기술 관계사들은 올해 안에 공개 API를 85종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박진효 SK그룹 SUPEX추구협의회의 ICT위원회 산하 R&D소위원장은 “초연결이 가능한 5G시대에는 이종산업 사이의 융합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며 “5G통신을 기반으로 혁신을 하고 싶은 외부 개발자들에게 주요서비스를 오픈 API로 제공해 다양한 매시업(Mashup·기술이나 데이터, 콘텐츠를 융합해 기존과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