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7월 말에 대규모 개각을 통해 청와대와 내각 인사 상당수를 교체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정치권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문 대통령이 분위기 전환과 2020년 총선 대비를 겸해 대규모 개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문재인 7월 말 개각하나, 이낙연 민주당 복귀와 조국 입각에 시선 몰려

이낙연 국무총리.


9월 정기국회 전에 인사를 대폭 바꿔 국정 운영의 원동력을 새로 얻으려 한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청와대와 내각 인사 일부가 2020년 총선에 나가려 한다면 채비를 갖출 시간도 필요하다. 

특히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번에 물러나 2020년 총선을 지휘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정부와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이 총리는 문재인 정부의 첫 총리로서 비교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외교정책에 주력하는 동안 국내 국정운영을 안정감 있게 뒷받침해 왔다고 평가된다. 

이에 힘입어 여러 여론조사에서 진보진영의 다음 대선 후보군 가운데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때문에 2020년 총선에 민주당 후보로서 출마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돈다.  

이 총리도 5월 한 토론회에서 2020년 총선에 나갈 수 있는지 질문받자 “나도 정부와 민주당 안에 있는 사람인 만큼 심부름을 시키면 따라야 한다”고 대답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이 총리가 호남출신인 점을 고려하면 총선에 나가 호남 현지의 정부 지지율을 다시 굳건하게 다지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리가 7~8월경 개각에서 교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이 총리의 교체를 추진하다가 자칫 ‘총리 공백’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총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등의 검증 과정이 더욱 엄격하게 진행되는 경향이 있으며 국회의 임명 동의도 받아야 한다. 역대 총리 후보자들의 낙마사례도 장관 후보자들보다 많은 편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대립도 지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검증 과정에서 후임 총리 후보자에게 야당의 공격이 집중될 부담도 만만찮다. 

이를 고려하면 문 대통령이 현재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 이 총리를 쉽게 교체하기 힘들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이 총리의 교체설이 확정되는 듯한 분위기는 시기를 너무 앞서간 측면이 없지 않다”며 “다음 총리 후보자를 찾는 일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전 개각에서도 이 총리와 논의를 통해 장관 후보자를 결정해 왔다. 이를 고려하면 이 총리가 7~8월 추진될 개각에서는 자리를 지킨 뒤 연말에나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국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찰-경찰의 수사권 조정을 이끌어왔던 경험을 살려 법무부 장관으로서 사법구조 개편을 계속 책임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문재인 7월 말 개각하나, 이낙연 민주당 복귀와 조국 입각에 시선 몰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박범계 민주당 의원도 26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조 수석의 법무부 장관 지명설이 전혀 뜬금없진 않다”며 “문 대통령이 법무부를 어떤 방향으로 생각하는지에 달렸다”고 바라봤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도 교체대상으로 거명된다.

이들은 2017년 문재인 정부의 초대 내각에 이름을 올린 뒤 지금까지 장관으로 일하고 있다. 장관들의 평균 재임기간이 2년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교체대상에 오를 수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도 물러나 2020년 총선 준비에 집중할 수 있다. 이들은 지난 개각에서도 교체가 확정됐다가 후보자들의 낙마로 자리를 지켰다. 

김 장관은 연말까지 자리를 지킬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그러면 지역구 기반을 다질 시간이 줄어든다. 그는 26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2020년 총선에 현재 지역구인 경기도 일산에서 출마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