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서울신문을 인수할까?

26일 언론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지분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경영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나온다.
 
[오늘Who] 김상열, 호반건설 통해 서울신문 인수까지 갈까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호반건설은 25일 포스코로부터 서울건설 지분 19.4%를 사들이면서 기획재정부 30.49%, 우리사주조합 29.01%에 이어 3대주주에 올랐다. 

호반건설 측은 이와 관련해 ‘투자차원’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서울신문이 단순 투자대상으로 적합한지 의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서울신문은 2018년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2억1500만 원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는 순손실 22억 원을 내며 적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배당수익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필요에 따른 투자’라는 호반건설 측의 얘기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다는 말이 언론계에서 나온다. 

김상열 회장은 28세의 젊은 나이에 건설업에 뛰어들어 호반건설을 자산규모 8조5천억 원, 재계순위 44위의 기업집단으로 키워낸 자수성가형 오너경영인이다. 

호반건설은 건설사로서 보기 드물게 탄탄한 재무구조와 높은 수익성으로 대기업과 비교해도 시공능력과 자금력 면에서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건설업계에서 받는다. 

호반건설은 2018년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도 했다.

김 회장이 경제적 부분에서 이룬 것이 충분한 만큼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갈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바로 사회적 영향력이다. 

언론은 제4의 권력으로 불릴 만큼 정치, 사회적 영향력이 크다. 서울신문은 10대 종합일간지 가운데 하나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신문이라는 상징성도 지니고 있다. 

김 회장은 2011년 지역 언론인 KBC광주방송을 인수해 현재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데 만약 서울신문을 소유하게 된다면 지역에서 전국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건설업은 건설현장 사고나 부실시공 등 민감한 사회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한 업종이라는 점도 이런 시각의 설득력을 높인다. 호반건설은 한국일보, 헤럴드경제 등 과거에도 지속해서 언론사 인수설이 있었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배경이 된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우리나라 유력 신문들이 보수야당 측에 기운 상황에서 호남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는 여당이 우호적 언론을 늘리기 위해 호반건설에 포스코의 지분거래를 주선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호반건설은 호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표적 기업이다. 

서울신문의 최대주주는 현재 기획재정부인 만큼 정치적 차원의 개입 없이 지분 변경이 이뤄지기 힘들다는 얘기도 나온다. 기존주주였던 포스코는 국영기업 시절 정부로부터 서울신문 지분을 인수하게 된 것으로 투자목적으로 지분을 보유했었다고 보기는 힘들다. 

서울신문 노동조합은 사내 내부망에 올린 성명서에서 “서울신문의 지배구조 변동은 결코 청와대 승인 없이 이뤄지지 않는다”며 “호반건설의 인수합병 작업은 여기서 끝이 아닐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호반건설이 서울신문 지분을 추가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데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 2대 주주인 기재부나 우리사주조합에게 지분을 매입하기가 쉽지 않은 데다 방송법 규정에 따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광주방송의 지분 정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이번 서울신문 지분 매입은 중장기적 투자 차원”이라며 "현재로선 추가 지분 매입 등 정해진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