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과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이 한빛 원전 1호기 사태를 놓고 서로의 탓을 하기보다는 함께 원자력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26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원자력안전위원회가 한빛 원전 1호기 열출력 급증 중간 조사결과를 발표하자 한수원뿐만 아니라 원자력안전위도 함께 책임을 지고 구체적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재훈 엄재식, 한빛 원전 놓고 한수원과 원안위 서로 탓 할 때 아니다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5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자력발전소 중앙제어실 등 주요 시설에 CCTV를 설치하기로 했지만 구체적 계획이 없다”며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는 방법을 찾아 보고해 달라”고 말했다.

김성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원자력안전위원회는 한수원에만 책임을 전부 전가하고 원자력안전위나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의 책임에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고 짚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5월10일 한빛 원전 1호기 열출력 급증 및 수동정지 사태와 관련해 "원자력안전위가 보고를 받고도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다", "환경단체의 과장보도에 강경대응하겠다"는 등 반박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원자력안전위가 한수원의 설명을 반박하며 "사실관계를 왜곡한다"고 주장하면서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가 서로의 탓을 하는 모양새로 비치기도 했다.

원자력안전위는 “한수원에서 5월10일 오후 9시12분 ‘수동정지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받고 오후 9시30분 수동정지를 지시했다”며 “한수원은 열출력 값이 5%를 초과하면 가동을 멈춰야 하는 규정도 모르고 있다가 원자력안전기술원의 설명으로 알게 된 것인데도 사실관계를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회의원, 한빛 원전 주변 전라도 주민, 시민단체 등은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 모두 원전 안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빛원전민간환경감시기구는 “한수원은 무면허 원전 운전 등 허점에 책임을 통감하고 발전소 운영과 관리 전반에 혁신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원자력안전위는 원전 안전규제의 자기오류를 회피하기 위해 특별조사를 하고 있는데 즉각 멈추고 주민이 수용 가능한 범정부 차원 특검 조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원자력안전위가 아직 조사를 마친 것이 아닌 만큼 최종 조사결과까지 기다려보고 있다”며 “현장조사가 끝나면 한수원에서도 구체적으로 개선대책 등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빛 원전 1호기 사태 여파로 전라남도 주민들과 시민단체는 전체 원전 운영 안전에 불신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1호기 뿐만 아니라 한빛 원전 3호기도 17일 격납건물 압력시험 때 압력누설 현상이 나타났다.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 시민·환경단체들이 만든 ‘핵 없는 세상 광주전남행동’은 23일 성명에서 “한빛 원전 3호기는 격납건물 관통구에서 공기누설이 확인된 만큼 조기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라북도와 고창군은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함께 25일 한빛 원전 3호기 원자로 자동정지에 따른 방사능 누출상황을 가정해 ‘2019년 한빛 원전 방사능방재 주민 보호훈련’도 실시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기동하는 도중에 압력이 빠진 것이 아니라 정비를 하면서 시험가동을 했을 때 압력누설이 확인된 것”이라며 “정비가 다 끝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상세정비로 해결할 것”이고 말했다.

정 사장은 5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긴급 현안보고, 전라남도 영광군청 주민간담회, 한수원 본부 긴급토론회 등에서 한빛 1호기 무기한 가동 중단, 5개 원전 본부에 현장점검단 파견, 중앙제어실 CCTV 설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정 사장은 5월11일 국회에서 “이전에도 CCTV 설치를 검토했지만 개인정보보호법 등 때문에 무산됐다”면서 “한빛 원전 1호기 사태를 계기로 CCTV 등 여러 사안을 검토해 원자력안전위에도 보고하고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