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병욱 "노동자 보호 위해 노동 전문법원 설립해야"

▲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전문화된 노동법원을 설립해야 한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비즈니스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근로기준법 개정과 최저임금 인상 등 노동자 권익 향상을 위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지만 여전히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노동사건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노동법원을 설립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각종 노동분쟁은 공안사건으로 처리되거나 일반 계약문제로 판단해 온 문제가 있어 분쟁 해결에 소요되는 시간이 길고 노동자 보호에 미흡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김 의원은 노동법원이 노동사건을 전문적으로 다루고 다른 법원보다 앞서 관할하도록 절차상의 특례를 두는 내용을 담은 노동소송법 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 노동법원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현재 노동행정사건은 지방노동위원회-중앙노동위원회-행정법원-고등법원-대법원을 거쳐야 해 사실상 5심제로 보아도 무방하다.

여기에 사용자가 행정처분을 이행하지 않으면 해고무효나 손해배상 등 민사소송을 통해야 하기 때문에 더 복잡해지는 것이 현실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비정규직, 임금피크제, 유연근무제 등으로 근로형태가 변화하고 복수노동조합 문제와 최저임금 산입범위 등 복잡하고 첨예한 노동사건들이 늘어나고 있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문화된 노동법원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김 의원은 노동분쟁을 법원이 신속하게 결정하면 예측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어 사용자 측에도 필요한 제도라고 강조했다.

- 현행 체계를 유지할 때 발생하게 되는 문제로 대표적 사례를 꼽는다면?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1명은 2005년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낸 뒤 중앙노동위원회, 행정법원, 서울고등법원을 거쳐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판결을 받기까지 7년의 세월을 보내야 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KTX 해고승무원’도 재판기간까지 포함해 10년 넘게 투쟁했지만 2015년 대법원의 판결로 ‘법적 판결에 따른 복직’이 무산된 사례도 있다.”

김 의원은 현행 체계를 유지하게 되면 분쟁해결에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것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노동법원이 설립되면 전문성과 효율성이 강화되기 때문에 이와 같이 지연되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바라봤다.

- 대표발의한 노동소송법안에서 상정하고 있는 노동법원의 형태는 어떤 것이며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

“노동소송법안의 노동법원은 노동문제와 관련된 민사, 형사, 행정사건을 다른 법원보다 앞서 관할하게 된다.

특히 노동문제와 관련된 민사사건과 행정사건은 판사와 함께 노동사건 전문가인 참심관이 참여하는 참심재판부에서 재판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변호사 아닌 자도 소송에 관여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하고 소송비용을 일반소송보다 저렴하게 할 수 있도록 인지대금을 인하하는 내용도 담았다.”

김 의원은 노동법원의 설립을 통해 노동자가 용이하게 법원을 이용하고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고 설명했다.

- 추가적으로 노동법원법안과 관련해 설명할 내용이 있다면?

“2004년 노무현 정부 당시 대법원 산하 사법개혁위원회는 노동사건의 특수성을 고려해 노동문제를 전담할 전문법원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도 현실화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대법원 법원행정처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가 노동법원 설치를 위해 공동 노력한다는 내용을 담아 처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어떻게 정치활동을 할 계획인지?

“초선 국회의원으로서 우리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일 안하는 국회, 막말이 난무하는 국회의 모습으로 국민들께 걱정을 끼쳐서 송구스럽다. 국회가 국민의 뜻을 조금 더 살필 수 있는 정치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경제와 친한 국회, 경제와 함께 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

김병욱 의원은 1965년 경상남도 산청에서 태어났다. 배정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에서 법학을 공부했다.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국민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상임집행위원을 역임했으며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성남시 분당구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제20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상임부의장을 맡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