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을 언제쯤 모두 사들여 완전자회사로 삼을까?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는 '듀얼체제'로 각각 독립적으로 경영되고 있는데 신한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 편입은 두 회사 합병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신한금융지주, 오렌지라이프를 언제쯤 완전자회사로 만들까

▲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을 새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되는 2022년 전에 합병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신한생명 지급여력 비율(RBC)은 3월 말 기준으로 244%로 금융감독원의 권고치(150%)를 웃돌고 있지만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대비하려면 추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를 품에 안는 데 상당한 자금을 투입한 만큼 신한생명에 추가로 증자를 지원하기보다는 재무 건전성이 탄탄한 오렌지라이프와 합병해 지급여력비율을 끌어올리는 것이 유리하다.

오렌지라이프의 지급여력 비율은 3월 기준 431.1%로 업계 선두 수준이다.

다만 두 회사의 합병이 이뤄지려면 그 전에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지주의 완전자회사로 삼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하는 만큼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작업이 합병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신한금융지주가 두 회사를 합병하려면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작업을 내년 5월경에 본격적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신한금융지주가 오렌지라이프를 완전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발행했다고 설명한 7500억 규모의 전환우선주가 내년 5월부터 보통주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 40.85%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조달한 7500억 원에 추가로 4천억~5천억 원가량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에 따라 신한금융지주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부터 오렌지라이프와 아시아신탁 인수, 신한금융투자 유상증자 등 굵직한 의사결정을 잇달아 하며 신한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3월 기준 11.75%까지 떨어졌다.

신한금융지주 자사주와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을 일정비율로 맞교환하는 과정에서 떨어지는 보통주 자본비율은 전환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하면 하락폭을 일부 상쇄시킬 수 있다.

보통주 전환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신한금융지주의 보통주 자본비율은 0.3~0.4%포인트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산된다.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2022년 이전에 합병을 마무리하려면 그 전에 전산통합 작업도 이뤄져야한다는 점도 늦어도 내년 5월 이전에 두 회사의 합병 여부와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시기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보험사의 전산통합작업은 일반적으로 짧게는 1년에서 길게는 2년 여가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이 외국계 보험사와 은행계 보험사라는 특징을 지닌 만큼 서로 조직문화가 이질적이라는 점이 합병을 결정하는 데 걸림돌이다.

애자일 조직을 바탕으로 성과급 비중이 큰 오렌지라이프와 그룹 직급체제에 맞춰져있는 신한생명의 보수체계 통합도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애자일조직이란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팀 중심의 수평적 구조를 갖추고 빠른 의사결정체계와 학습능력을 갖춘 조직을 말한다.

지난해 말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됐다가 신한생명 노조의 강한 반발로 무산된 것 역시 두 조직 사이 갈등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신한금융지주가 이런 점을 감안해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듀얼체제’를 당분간 유지하기로 결정한다면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편입시기는 뒤로 더욱 밀릴 가능성도 있다.

지주의 자본여력과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에 따른 생명보험업황, 오렌지라이프 주가 흐름, 신한생명의 자본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기 때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오렌지라이프와 신한생명의 합병 여부와 오렌지라이프 완전자회사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며 “전략적 의사결정과 재무적 의사결정 등을 종합해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