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이 태양광사업에 농업인들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초기 투자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힘쓰고 있다.

생산성이 떨어지는 농지를 태양광사업에 활용하면 농외소득이 농가소득 5천만 원 목표를 달성하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병원, 농촌 태양광사업 확대 위해 초기 투자부담 줄여주기에 골몰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24일 농협에 따르면 농촌 태양광사업에 농업인들의 비용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을 단위 태양광 협동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마을 단위 태양광 협동조합은 농협 조합원이나 준조합원 5인 이상으로 이뤄진 협동조합을 말한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농업인들이 마을단위 협동조합을 구성하면 지역 농·축협이 협동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다”며 “농·축협이 마을단위 협동조합원으로 참여할 때 사업비용 가운데 일부를 출자하기 때문에 농업인들의 비용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100kW(킬로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인허가비용, 시공비 등을 합쳐 약 1억8천만 원가량의 초기 투자비용이 드는 것으로 추정된다.

NH농협은행도 농촌 태양광정책자금 대출금리를 1.75%로 제공하며 농업인들의 비용부담을 줄이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농협이 농촌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비용부담을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는 것은 농업인들의 태양광사업에 참여에 ‘초기 투자비용’이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농촌 태양광 보급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 따르면 농업인들은 본인 토지에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할 생각이 없는 이유로 ‘설치비용 과다(29.7%)’를 첫 번째로 꼽았다.

태양광사업에 관심이 높다고 응답한 농업인은 53.1%에 이르렀다. 보통 34.9%, 낮음 12.0%로 나타났다. 앞으로 토지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할 생각이 있는 농협인은 46.8%, 설치할 생각이 없는 농업인은 35.2%로 집계됐다.

김 회장은 농업인들이 농촌 태양광사업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만큼 초기 비용부담을 줄인다면 태양광사업 참여를 빠르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 회장은 올해 초부터 꾸준히 농외소득을 늘리기 위해 태양광사업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회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한계농지는 태양광시설로 활용하면 농외소득을 얻을 수 있다”며 “작물 생산성이 떨어지는 곳에 태양광발전 시설을 마구잡이로 설치하는 것이 아니라 농촌 현장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정착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촌 태양광사업을 통해 농외소득이 늘면 농가소득 5천만 원을 달성하는 데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탈에 따르면 2018년 농가소득은 4207만 원이다. 전체 농가소득 가운데 농외소득은 40.3%(1695만 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농협에 따르면 100kW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해 운영하면 20년 동안 연평균 순이익 990만 원가량을 얻을 것으로 분석됐다.

농협경제지주 관계자는 “태양광사업과 관련해 농업인들에게 우량 시공회사를 목록화해 추천하는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며 “농업인들이 태양광사업에 토지를 빌려주는 것에 머물지 않고 직접 태양광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태양광사업 설명회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