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주가가 추가 조정국면에 들어갈 수 있다고 예상됐다. 

한진칼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 문제가 사라지게 되면 주가가 지금보다 더욱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한진칼 주가 조정국면 예상", KCGI와 경영권 분쟁 소멸 가능성

▲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 사장.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4일 한진칼 목표주가를 3만8천 원,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유지했다. 

한진칼 주가는 직전 거래일인 21일 3만43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최 연구원은 “한진칼 주가를 둘러싼 추가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며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사들인 사안은 수급효과보다는 경영권 분쟁 문제의 소멸과 KCGI에서 보유한 지분의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전환 등의 무게가 더욱 크다”고 진단했다. 

한진칼은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일가와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 사이의 경영권 분쟁에 휘말려 있다. 그러나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최대 10%까지 사들일 계획을 내놓으면서 경영권 분쟁의 전환점이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 

델타항공은 외국인투자자가 보유한 전체 한진칼 지분 8.27% 가운데 절반 수준인 4.3% 정도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은 뒤 추가 매입을 통해 전체 보유 지분율을 10%까지 높일 계획을 내놓았다.  

조 회장 일가는 한진칼 지분 28.93%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백기사’로 나선다면 조 회장 일가의 우호 지분은 38.93%로 확대된다. 일반주주들도 조 회장 일가를 지원한다면 전체 우호 지분이 전체 주식의 45%까지 늘어날 수 있다.

최 연구원은 “델타항공은 한진칼 지분에 투자해 대한항공과 ‘스카이팀’의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 회장 일가와 우호적 관계를 굳게 쌓아 사업적 이해관계를 유리하게 이끌어낼 수 있다”고 분석했다. 

KCGI가 한진칼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수도 있지만 경영권 분쟁의 당사자인 만큼 주가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 회장 일가도 경영권 분쟁의 부담이 줄어들면서 호텔사업 매각이나 항공우주사업부의 기업공개(IPO) 등을 고려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최 연구원은 “한진그룹이 이미 내놓은 ‘비전 2023’ 자체는 유효하겠지만 한진칼 주가에 반영된 시장의 기대보다는 더딘 속도로 기업가치 상승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지주사의 일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을 고려하면 한진칼 주가가 2만5천 원까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