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이 서울 한남뉴타운 3구역 재개발사업 참여를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2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2018년 시공능력 평가 기준으로 각각 2 ,3 ,4, 5위를 차지한 대형 건설사 4곳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의 참여하는 이유로 하나 같이 수익성과 상징성, 사업 확장성 등을 들고 있다.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GS건설, 한남3구역 수주전 '배수의 진'

▲ (왼쪽부터) 박동욱 현대건설 대표, 박상신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 김형 대우건설 대표, 임병용 GS건설 대표.


하지만 속내는 조금씩 달라 보인다.

현대건설은 앞으로 재건축시장의 최대어가 될 서울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한남3구역이 필요하다.

압구정 현대아파트는 일부 단지가 과거 현대그룹의 사원아파트로 쓰이는 등 현대건설 주택사업의 상징과 같은 곳으로 현대건설에게 놓칠 수 없는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현대건설이 2017년 뒤늦게 수주전에 뛰어들어 과감한 베팅으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 재건축사업을 따낸 것도 압구정 현대아파트 재건축사업 수주를 위한 포석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었다.

한남동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압구정을 마주하고 있는 만큼 현대건설이 반포주공1단지에 이어 한남3구역에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올리면 반포대교와 한남대교 사이에 현대건설 벨트를 만들면서 압구정 사업의 기선을 잡을 수 있다.

대림산업은 한강변 랜드마크 아파트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 ‘아크로’의 가치를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는 만큼 한남3구역이 중요하다.

대림산업은 2013년 서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를 시작으로 잠원동 아크로리버뷰, 흑성동 아크로리버하임,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등 한강변에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아파트를 아크로 브랜드로 잇따라 짓고 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2조2천억 원 규모의 신규 일감을 따내면서 도시정비사업 1위에 올랐다. 대림산업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을 따낸다면 올해 역시 1위를 지킬 가능성이 있다.

대우건설에게 한남3구역은 기업가치 확대 측면에서 놓칠 수 없는 사업장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은 최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올해 안에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나오는 만큼 기업가치 확대가 시급한 상황에 놓였다.

대우건설은 3월 아파트 브랜드 푸르지오를 대대적으로 리뉴얼한 뒤 현재 도시정비 수주시장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한남3구역에서 막강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사업을 따낸다면 시장도 대우건설의 경쟁력에 호응할 가능성이 크다.

GS건설이 한남3구역을 따낸다면 ‘자이’ 브랜드 위상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다.

GS건설은 경쟁사들이 디에이치, 아크로, 푸르지오써밋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선보일 때도 자이 브랜드로 서울 강남권 대형 수주전에서 승전보를 전했다.

GS건설은 2015년 도시정비사업에서 전무후무한 8조 원대 수주를 따내는 등 최근 몇 년간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내는 건설사로 평가된다. GS건설이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마저 자이로 따낸다면 자이의 위상은 더욱 단단해질 수밖에 없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한남동 686번지 일대의 노후한 주택지역을 5816세대의 대규모 아파트단지로 바꾸는 사업으로 재개발조합은 10월 안으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사업비가 1조5천억 원으로 올해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규모가 가장 클뿐더러 상징성과 사업 확장성 등에서도 올해 최고의 사업장으로 꼽힌다.

한남동은 앞으로는 한강이 흐르고 뒤로는 남산을 등지는 배산임수 지형을 갖추고 있어 풍수지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더군다나 한남3구역은 한강을 바라보는 산비탈을 따라 주택가가 형성돼 있어 이곳에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는 상징성과 함께 홍보효과도 자연스럽게 얻을 수 있다.

한남뉴타운사업은 3구역을 시작으로 2,4,5구역의 재개발사업이 이어지는 만큼 3구역을 잡으면 남은 구역에서 펼쳐질 수주전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도 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도시정비 수주시장의 규모 자체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모든 건설사가 욕심낼 수밖에 없는 사업장”이라며 “본입찰이 시작되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