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금융 토스가 공격적 마케팅을 펼치며 고객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지만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놓고 우려하는 시선도 늘고 있다.

21일 토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마케팅비용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렸다. 
 
토스 원빈까지 내세운 공격적 마케팅, 자금은 괜찮나 불안한 시선도

▲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이사.


토스 관계자는 "마케팅비용의 정확한 규모를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지만 올해는 마케팅비용를 더욱 많이 쓴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토스는 창업 초기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에 집중했지만 최근 톱 모델을 기용한 공중파광고, 버스광고까지 내보내는 등 채널을 확장하고 있다.

6월에는 자동차 특화서비스의 출시에 맞춰 배우 원빈씨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TV광고를 내놓기도 했다. 

원빈씨의 TV광고 모델료는 1년 기준으로 6억~7억 원 수준으로 추산돼 업계에서도 높은 편으로 알려졌다. 

토스의 공격적 마케팅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토스 행운퀴즈'가 대표적이다. 질문자가 상금을 걸고 퀴즈 또는 질문을 만들 수 있는 서비스다.  

퀴즈 참여인원은 정답을 맞추고 질문자가 제시한 상금의 일부를 무작위로 지급받게 된다.

행운퀴즈의 질문자는 토스나 행운퀴즈를 통해 홍보를 하길 원하는 회사들이 맡는다. 

한 번 퀴즈를 낼 때마다 보통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금액을 상금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막대한 홍보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행운퀴즈 참여 인원들이 힌트나 정답을 검색하면서 6월 셋째 주 동안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행운퀴즈 관련 단어가 20개 넘게 올랐을 정도다. 

네이버 초기 화면의 광고비용이 시간당 최대 3100만 원에 이른다. 토스 행운퀴즈의 화제성과 주목도가 워낙 높다보니 행운퀴즈를 통해 홍보를 원하는 회사들도 갈수록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토스는 토스카드에서도 현금 지급 이벤트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토스카드 캐시백 이벤트’는 토스에서 발급받은 토스카드로 결제할 때 33% 확률로 이용금액의 10%를 캐시백 해주는 이벤트다. 1회 최대 당첨금액은 20만 원이다.

토스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당첨금 순위를 공개하고 있는데 1등에 오른 사용자는 당첨 누적금액이 100만 원을 넘어섰다. 

토스카드가 이미 100만 장 넘게 발급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토스카드 현금 지급 이벤트에도 수백억 원의 마케팅비용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런 공격적 마케팅을 펼친 덕분에 핀테크 이용자의 주된 연령대인 젊은층 고객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모바일금융서비스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핀테크 이용자는 20, 30대의 비율이 70% 이상이었는데 다양한 혜택을 보고 핀테크 서비스를 고른다고 대답한 비중이 18.5%로 세 번째로 높았다. 응답 1위는 편리한 이용절차(39.4%)였고 그 다음은 지인 사용 여부(18.6%)였다.

토스 관계자는 “편리한 참여 방법과 흥미로운 요소로 기존 고객뿐 아니라 신규 고객도 해당 이벤트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공유도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의 이런 공격적 마케팅을 놓고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토스의 광고선전비는 2016년 31억 원, 2017년 44억 원, 2018년 134억 원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반면 2018년 토스의 영업손실은 444억 원으로 2017년 390억 원보다 오히려 확대됐다. 

토스는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는데 자본의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점도 작용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탈락이유를 두고 “토스뱅크는 지배구조의 적합성과 자금조달능력 측면에서 부족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토스가 후발주자로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국 핀테크회사들이 적자에도 외부투자를 바탕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토스가 이런 모델을 따르는 것으로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금융 관련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한 만큼 다른 전략이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