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가 델타항공에 한진그룹의 지배구조를 개편을 위한 주주행동에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대표와 만나고 싶다고 제안도 했다.
 
KCGI "델타항공도 한진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동참해야"

▲ 강성부 KCGI 대표.


KCGI는 21일 보도자료를 내고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해 KCGI와 동일한 철학을 공유하는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인정해 한진칼에 투자를 결정한 것에 KCGI는 환영한다”며 “KCGI는 델타항공에 한진그룹의 높은 비효율성을 제거하고 경영 투명성을 글로벌 수준(global standard)에 맞게 강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감시와 견제 역할을 동료주주로서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KCGI는 델타항공을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구조를 갖춘 곳으로 판단했다.

KCGI는 “델타항공은 글로벌 항공사 가운데 시가총액 1위의 기업으로 워렌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최대주주이며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구조와 시장지위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델타항공은 주주, 고객, 직원 등과 적극적 교류를 통해 투명성을 키우는 것이 사업 발전에 중요하다고 밝히고 있다”고 봤다.

KCGI는 그동안 한진그룹에 요구해온 지배구조 개편안이 델타항공이 추구해온 가치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KCGI는 “대주주와 경영진의 독단적 의사결정을 방지하고 임직원, 고객, 주주, 채권자, 지역사회 등과 활발한 의사소통을 위하여 한진그룹을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성장기업으로 만들어가지고 제안했다”며 “우리는 한진그룹에 투명한 지배구조가 정착되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잠재력을 믿고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의 투자를 했다”고 말했다.

KCGI는 “그동안 KCGI가 추구해온 감시와 견제 역할에 따라 한진칼의 기업가치는 한 단계 높아졌다”며 “이제 세계 1위 항공사의 투자 참여로 한진그룹의 가치가 더욱 증진될 것을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아직까지 한진그룹에서 바꿔야할 관행들이 있는 만큼 함께 문제를 해결해가자고 델타항공에 제안했다.

KCGI는 “한진그룹은 아직 전문경영인체제가 확립되지 않았고 총수일가의 후진적이고 불법적 관행들이 만연해있다”며 “대한항공 및 그룹 계열회사들에는 오너일가의 ‘갑질’과 독단적 의사결정에 따른 잔재와 비효율의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봤다.

델타항공과 비교해 과도하게 짧은 항공기의 감가상각기간, 총수일가가 여러 계열사의 임원직을 겸직하면서 계열회사들로부터 과도한 급여와 퇴직금을 받아가는 문제, 호텔 등 유휴자산과 비수익자산에 따른 높은 수준의 부채비율과 수익성 저하 등도 한진그룹의 문제점으로 꼽았다.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백기사’ 역할을 할 가능성에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KCGI는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은 델타항공이 경영권 분쟁의 백기사로서 한진칼의 지분을 취득한 것이라는 항간의 소문”이라며 “세계 1위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한진칼 투자 결정이 단지 총수일가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델타항공이 그동안 쌓아온 명예와 스스로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델타항공이 한진그룹 오너일가와 별도 합의에 따라 한진칼 주식을 사들인 것이라면 국내 공정거래법, 자본시장법 등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KCGI는 “이번에 델타항공 투자를 유치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역할을 존중하며 빠른 시일 안에 한진그룹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델타항공 최고경영자인 에드 바스티안을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