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가 ‘수면장애 신약’을 시작으로 미국 중추신경계 치료제시장을 공략한다.

조 대표는 세계 최대 의약품시장인 미국에서 신약을 출시해 직접 유통망을 확보하고 마케팅을 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조정우, SK바이오팜 ‘수면장애 신약’ 시작으로 미국 공략 본격화

▲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


20일 SK바이오팜에 따르면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미국 제품명 수노시)’가 7월 초부터 미국에서 판매된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미국 제약회사 재즈파마슈티컬스가 솔리암페톨을 7월 미국에서 출시할 것”이라며 “솔리암페톨 출시로 SK바이오팜은 매출에 따른 사용료(로열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의 발굴과 임상1상을 마친 뒤 2011년 미국 제약회사 재즈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을 했다.

솔리암페톨은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기면증(수면장애)과 수면무호흡증으로 졸림증을 겪는 성인환자들의 각성상태를 개선하는 치료제로 판매허가를 받았다.

재즈파마슈티컬스는 매년 1조 원 이상의 매출을 내는 수면장애 치료제 ‘자이렘’을 판매하고 있는데 솔리암페톨을 후속제품으로 키운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솔리암페톨은 자이렘보다 환자의 주관적 졸림 개선효과가 2배 이상 큰 것으로 평가돼 자이렘을 점차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기면증시장 규모는 2019년 1조8천억 원에서 2025년 3조3천억 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조 대표는 뇌전증(간질) 치료제의 미국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이 미국에서 직접 임상3상까지 진행한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는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의 신약 판매허가 심사를 받고 있다. 최종 승인 여부는 올해 11월21일에 나온다.

조 대표는 한 달의 절반 이상은 미국에 머무르면서 세노바메이트 판매허가를 받는데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는 2020년 미국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세노바메이트를 직접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의 개발부터 판매까지 모두 독자적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신약이 창출하는 모든 가치를 독점적으로 누릴 수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뇌전증시장 규모는 글로벌의 78%를 차지하는데 임상2상 기준으로 세노바메이트와 경쟁할 만한 신약 후보물질도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며 “SK바이오팜이 세노바메이트를 직접 판매하는 점과 관련해 시장의 기대가 높다”고 바라봤다.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신약들은 모두 중추신경계 의약품이다.

중추신경계란 신경의 정보를 제어하고 해독하는 신경계통의 일부로 뇌수와 척수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 중추신경계 의약품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약 88조 원으로 항암제시장에 이어 2번째로 크고 이 가운데 미국시장이 가장 크다 

하지만 임상 개발 현황을 살펴보면 항암와 비교해 개발건수가 현저히 적다. 현재 환자를 모집하고 있는 임상 수는 중추신경계보다 항암제가 2배 많고 환자를 모집하고 있지 않으나 개발 진행 중인 임상 수도 항암제가 3배 이상 많다.

이처럼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이 더딘 것은 대규모 투자에 비해 성공확률이 항암제보다 낮고 뇌질환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치료제 개발에 성공만 한다면 독점적 지위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이 수면장애, 뇌전증 치료제에 이어 과민성대장증후군, 파킨슨병 등 중추신경계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경과학은 기술 개발이 항암제보다 어렵고 개발 위험성이 더 높아 상대적으로 경쟁업체가 적고 기술거래를 할 때도 판매하는 측이 좀 더 유리하다”며 “전 세계중추신경계 의약품시장 규모는 연평균 7%씩 성장해 2025년 143조 원까지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