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에서 전통적 효자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는 사이 새 효자들이 떠오르고 있다.

KB저축은행, KB자산운용 등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계열사들이 올해 들어 약진하고 있는 반면 KB국민은행과 KB손해보험 등은 주춤하다.
 
KB인베스트먼트 KB저축은행 KB자산운용, 지주의 새 효자로 부상

▲ 20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들어 KB금융그룹 12개 계열사 가운데 자산규모로 중하위권에 있는 KB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 KB부동산신탁, KB자산운용의 순이익이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20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올해 들어 KB금융그룹 12개 계열사 가운데 자산규모로 중하위권에 있는 KB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 KB부동산신탁, KB자산운용의 순이익이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KB인베스트먼트의 성장이 눈에 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분기에 2억 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지만 올해 1분기에는 59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순이익이 무려 30배 가까이 늘었다.

2017년 적자에서 지난해 순이익 145억 원을 내며 흑자로 돌아선 뒤 올해 역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KB인베스트먼트는 최초의 외부출신이자 KB금융그룹에서 유일한 1970년대 태어난 CEO인 김종필 대표가 지난해 초부터 이끌고 있다.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맞춘 파격인사로 주목받았는데 그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KB저축은행과 KB자산운용도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32.4%, 32.5% 증가했다.

KB저축은행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전년과 비교해 순이익이 반토막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들어 순이익이 늘고 있다. 

KB자산운용도 올해 1분기에 2017년 3분기 이후 여섯 분기 만에 최대 순이익을 냈다. 순이익 151억 원을 내면서 업계 2위 삼성자산운용을 바짝 따라붙었다.

KB자산운용은 2017년까지만 해도 연간 순이익이 500억 원을 훌쩍 넘었지만 지난해 400억 원대로 내려앉았다. 올해부터는 다시 순이익을 늘리며 회복세에 시동을 걸었다. 

KB부동산신탁 역시 부동산신탁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순이익이 빠르게 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의 순이익은 2013년 21억 원에서 지난해 470억 원으로 5년 만에 200배 이상 늘었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하락세로 돌아서고 신규 사업자도 등장하면서 예전과 같은 성장세를 담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온다.

이 계열사들은 KB금융그룹에서 자산규모로 7~10위에 있다. 7위 KB저축은행의 자산이 1조3406억 원으로 6위 KB캐피탈의 9조6853억 원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격차가 크지만 규모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많은 순이익을 내면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반면 KB금융지주 순이익 70%가량을 차지하는 은행은 올해 들어 다소 주춤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의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보다 무려 17%나 뒷걸음질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내부에서 ‘똑똑한 아우 삼형제’로 부른다는 비은행 주력계열사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 KB증권의 성적표도 그리 만족스럽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개 계열사 모두 순이익이 전년보다 뒷걸음질한 데 이어 KB손해보험은 올해 1분기 순이익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그나마 KB국민카드와 KB증권의 순이익이 증가하면서 ‘형님’들의 체면치레를 했지만 앞날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보험, 증권, 카드 등 세 업권 모두 성장이 정체되면서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데 업종 특성상 다른 회사와 차별점을 내세우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그룹에서 은행을 비롯해 덩치가 큰 주력 계열사들이 꾸준히 순이익을 내면서 나머지 작은 계열사들을 뒷받침해야 하는데 업황 악화, 경쟁 심화 등으로 그러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상대적으로 금융지주 이익 기여도가 낮았던 작은 계열사들이 약진하면서 새롭게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