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말하는 사회적 가치에는 그 스스로를 포함해 가족, 나아가 회사와 사회 모든 구성원이 행복해져야 한다는 생각이 담겨 있다.

최 회장은 행복을 구현하기 위해 무엇부터 시작했을까. 또 행복을 사회 전체로 확산하기 위해서 SK그룹 차원에서 어떤 방안을 마련해 실행하고 있을까.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김현정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최태원 회장의 사회적 가치는 바로 '사회 전체가 행복해야 한다'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 회장은 그 행복을 구현하기 위해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기 시작했나요.

김현정(이하 김) : 최 회장은 출소한 뒤 ‘전 구성원의 행복 찾기’에 나서면서 가장 먼저 스스로 숨겨왔던 가면을 벗어 던집니다. 2015년 12월29일 세계일보에 '혼외 여인이 있고 부인인 노소영 관장과 이혼을 계획 중이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낸 겁니다. 그렇게 김희영 이사장의 존재도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곽 : 최태원 회장의 가장 먼저 자신을 세상에 그대로 알리는 일부터 한 것 같습니다. 그 다음에는 어떤 일들을 진행했나요. 


김 : 최 회장은 자신의 행복에서 가족의 행복, 더 나아가 사회 전체의 행복으로 행복의 대상을 확장합니다.

지난해 11월 최 회장은 가족과 친지들에게 1조 원어치의 SK 지분 증여를 결정했습니다. 당시 최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형제 경영진들이 모두가 하나가 됐기에 IMF와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극복할 수 있었다"며 "한결같이 지지해준 친지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지분 증여를 결정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곽 : 최태원 회장은 주변 형제 및 사촌 사이에서 경영권 승계 다툼이 없었던 인물이기도 합니다. SK의 모태가 된 ‘선경직물’은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최태원 회장의 사촌 형)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회장(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의 선친인 최종건 선대회장(최태원 회장의 큰아버지)이 일군 것입니다. 최종건 선대회장이 47세에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동생인 최종현 회장이 SK그룹을 키워나갔습니다.

김 :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현 회장이 폐암으로 유언 없이 별세했을 때 사실 SK그룹은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에 휩싸일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가족 친지들이 모두 최태원 회장을 후계자로 결정합니다. 

곽 : 그로부터 20년 뒤 2018년에 SK그룹 친족들에게 최태원 회장이 들고 있던 지분을 돌려주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이 행복의 대상을 기업과 사회 전체로 확장하고 있습니다. 어떤 일들이 시행되고 있나요.

김 : 최태원 회장은 직원들의 행복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SK에 격주 주 4일 근무제까지 도입했습니다.

곽 : 회사를 넘어 사회적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나요.

김 : SK 계열사들을 통해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당장의 수익이 줄어드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기존 이동통신 영역의 불합리한 관행과 체질을 개선하는 데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곽 : SK하이닉스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서 여러 가지 활동들을 하고 있는데 그런 것들도 사회적 가치를 위한 일들인가요.

김 : SK하이닉스는 우리나라의 물 부족 문제를 덜고자 반도체 생산과정에서 유발되는 불순물을 물 없이 처리하는 ‘스크러버’ 장치를 개발했습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아시아의 허파’로 불리는 베트남 짜빈성 일대 숲에 맹그로브 나무를 심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곽 : SK그룹 계열사뿐만이 아니라 여러 사회적 기업들에게도 지원을 해 그들이 생태계를 만드는 데에도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런 부분은 어떤 것들이 있나요.

김 : 사회성과 인센티브라고 해서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여도가 큰 사회적 기업에 성과를 보상해 사회적 기업이 확산되는 것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곽 : 사회적 가치라고 하는 것이 단순히 소외계층을 돕고 환경오염을 막고 이런 것에 그치는 것일까요. 그래서 저는 최태원 회장이 그의 저서에서 밝힌 ‘사자, 개, 고양이‘ 이야기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김 : 그렇습니다. 최태원 회장은 사회에 쥐가 있는 상황을 가정하고 정부는 ‘사자’로 큰 위협만 주고 기업들은 ‘개’로 시끄럽게 짖기만 해서 실제로 쥐는 잡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회적 기업은 고양이가 되어 사회적 문제인 쥐를 구석구석 뛰어들어가 잡는다고 묘사를 하고 있습니다.

곽 : 그리고 결국 그 사회적 기업들이 먼 훗날 SK그룹의 우군으로 다시 돌아와서 든든하게 자리매김하고 아픈 곳을 치유받은 고객과 기업들은 SK제품을 단순히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SK그룹을 사랑하게 되고 기업인을 존경하게 되는 그런 것까지 상상하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최태원 회장이 말하는 사회적 가치라는 것은 그냥 단순히 봉사활동만 많이 하는 것으로만 봐서는 안 됩니다. 최태원 회장이 이야기하는 사회적 가치는 기업의 선택사항이 아니라 미래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해야만 하는 필수요소라는 의미로 보입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