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ENM이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매각을 놓고 고심이 깊어지게 됐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도약하기 위해서는 CJENM이 보유한 지분을 매각해 전략투자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스튜디오드래곤 주가가 너무 떨어졌기 때문이다.
 
CJENM, 스튜디오드래곤 주가 떨어져 지분매각 힘들어질까

▲ 허민회 CJENM 대표이사.


19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0% 정도 하락했다.

최근 스튜디오드래곤 주가는 텐트폴 드라마(유명 배우 등을 섭외해 흥행이 보장된 드라마) 방영에도 뚜렷한 회복세에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CJENM은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한 ‘아스달 연대기’를 1일부터 방영하기 시작했다.

이런 주가 흐름은 CJENM이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을 매각하는 데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JENM은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을 71.3% 들고 있는데 경영권을 지키는 선에서 지분을 20% 정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CJENM이 보유한 스튜디오드래곤 지분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지분 매각을 적극 추진하기 난감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CJENM이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는 말은 지난해 중순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CJENM은 지분 매각을 통해 5천억~6천억 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지금 같은 지분율을 처분한다면 CJENM은 4천억 원 정도를 손에 넣는 데 만족해야 한다.

CJENM은 2018년 8월8일 “세계시장에서 드라마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활용방안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며 매각설을 인정했는데 1년 가까이 같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CJENM이 스튜디오드래곤 지분을 그대로 들고 있기에는 기회비용이 커 보인다.

CJENM 관계자는 “스튜디오드래곤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것은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전략적으로 협업할 관계를 구축할 기업을 찾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CJENM이 손을 내밀 전략투자자로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기업을 꼽는다.

드라마 제작기업들은 TV방영 이외에도 넷플릭스에 드라마를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아스달 연대기로 올리는 수익 가운데 절반 정도를 넷플릭스 선판매로 낼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은 스튜디오드래곤이 아스달 연대기를 넷플릭스에 판매한 금액이 제작비의 70% 이상일 것으로 분석했다.

넷플릭스가 스튜디오드래곤의 관계사가 된다면 이런 협업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스튜디오드래곤 주가가 떨어지는 것이 CJENM에 부정적 영향만 미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지분을 매입하는 처지에서 지분 20%를 사들여서는 경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1년 전 이런 지분을 5천억 원 이상에 인수하는 것이 너무 비싸다고 생각했다가 스튜디오드래곤 주가가 하락하면서 이제는 매력도가 더욱 높아 보일 수도 있다. 전략적투자자를 유치하는 데 유리해진 것이다.

주가가 오를 여지가 많아진 만큼 재무투자자가 관심을 보일 가능성도 높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