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도로공사 경영평가 발판삼아 정계복귀 힘 받을까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1월4일 김천혁신도시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사장이 경영 성적표를 곧 받는다.

이 사장은 정계복귀와 입각 등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도로공사의 경영평가 결과는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하는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20일 발표된다.

경영평가 대상인 공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특히 이강래 도로공사 사장이 받아들 성적표에 시선이 몰린다.

이 사장은 2017년 11월 취임해 2018년에 취임한 다른 기관장들과 달리 한 해의 경영성과를 온전히 평가받게 된다. 

이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가장 먼저 임명한 공기업 사장인데다 정치인 출신으로 취임 전 낙하산 논란이 제기된 터라 경영평가 결과에 더욱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는 이번 경영평가에서 국정기조를 반영해 일자리, 지역발전, 안전, 윤리경영 등 사회적 가치 평가비중을 늘렸다. 이번 경영평가로 이 사장이 정부 정책방향에 얼마나 보조를 맞췄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으로서는 나름의 기대를 품지 않을 수 없다. 도로공사의 실적이 2017년 매출 8조598억 원, 영업이익 9716억 원에서 2018년 매출 7조7945억 원, 영업이익 9415억 원으로 소폭 후퇴하기는 했으나 이를 만회할 만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서 성과를 보였기 때문이다.

최근 기업 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기획재정부 평가지표와 비슷한 방식으로 분석한 공기업 경영평가에서 도로공사는 652.71점으로 최고점을 얻었다.

도로공사는 일자리 창출, 사회형평채용, 노동생산성 등 3개 부문에서 우수기업으로 꼽혔다. 특히 청년 정규직·인턴 채용 등 채용부문에서 40점 만점에 40점을 받았고 유연근무 인력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이 사장은 한경비즈니스가 선정한 2019 파워 공기업 CEO 조사에서도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구 사장이 취임한 지 두 달이 채 안 돼 전임자의 실적이 크게 작용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장의 2위의 의미가 더욱 커진다.

이밖에 4월에는 혁신성과를 인정받아 공기업 사장 최초로 한국인사조직학회로부터 피플어워드를 수상하기도 했다.

다만 3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C등급을 받고 중소벤처기업부 공공기관 동반성장 평가에서 보통 등급에 그치는 등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다.

이 사장의 임기는 2020년 11월까지이지만 2020년 4월에 열리는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이 떠오르고 있다.

20대 총선 때 이 사장의 지역구였던 남원·임실·순창에서 당선된 이용호 무소속 의원이 1월 민주당에 복당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점이 이런 관측에 힘을 보탠다. 이 사장은 16, 17, 18대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여기에 이 사장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최정호 국토부 전 차관이 낙마한 뒤로 국토교통부 장관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총선 출마와 입각 등 이 사장의 거취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하지만 도로공사가 경영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이 사장이 역량을 인정받는다면 향후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로공사 경영 성과가 미진하다면 임기를 채 마치지 않고 다른 자리로 떠날 이 사장의 뒤에 남는 말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최근 검찰이 이 사장과 관련된 납품특혜 의혹 수사를 하고 있어 이 사장의 거취에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말도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1월 우제창 전 민주당 의원이 이 사장과 친분을 이용해 고속도로 휴게소 카페에 납품특혜를 받았다며 우 전 의원과 이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13일 우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커피업체를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벌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