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가 중국과 기술격차를 벌리기 위해 롤러블(마는)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의 초대형화를 추진한다.

대형 롤러블 올레드는 LG디스플레이가 독보적 기술력 지니고 있는 분야로 현재 공개된 65인치 패널보다 더 큰 제품 개발에 성공하면 대형 올레드 분야에서 확실한 기술적 우위를 다질 수 있다.
 
LG디스플레이, 중국과 격차 벌리기 위해 롤러블 올레드 대형화에 온힘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17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대형 롤러블 올레드의 크기를 키우는 데 연구개발(R&D) 역량을 쏟고 있다.

65인치 롤러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상용화 단계까지 끌어올려 올해 하반기에 LG전자의 롤러블TV 출시를 가능하게 하는 한편 77인치 롤러블 올레드 디스플레이도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초대형 롤러블 올레드 디스플레이 개발을 통해 대형 올레드 분야에서 중국보다 훨씬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TV의 대형화 추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초대형 롤러블 올레드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성공해 초대형 롤러블 올레드 TV가 출시되면 LG디스플레이로서는 새로운 시장을 확보하게 된다.

노경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6일 “롤러블 TV는 초반 생산량과 프리미엄 고객층의 소비력을 감안했을 때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혁신제품이 될 것”이라며 “롤러블 TV를 시작으로 디스플레이 시장에 폼팩터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롤러블과 같이 곡률이 높은 플렉서블 올레드 패널은 크기가 커질수록 기술을 구현하는 것이 까다롭기 때문에 65인치 이상 패널 개발에 성공하는 것은 기술력 차이를 증명하는 일도 된다.

시장 선점도 가능하다. 롤러블 올레드시장은 아직 열리지 않은 초기시장이지만 디스플레이업계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패널을 원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디스플레이는 대형 롤러블 기술력을 활용해 앞으로 TV 뿐 아니라 상업용 디스플레이,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분야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도 짰다.

대형 롤러블 올레드 패널을 자동차에 활용하면 자동차 선루프나 천장을 롤러블로 구현하는 등 여러 가지 형태로 활용할 수 있어 잠재적 수요가 상당하다는 게 LG디스플레이의 판단이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의 물량공세로 LCD시장에서 공급과잉이 발생하자 이에 따른 출구전략으로 올레드 패널사업을 점찍어 육성해왔다.

그러나 BOE 등 중국 디스플레이기업들이 최근 올레드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하며 매섭게 추격하고 있다.

BOE는 중소형 올레드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올레드사업을 확대하고 있고 6월 초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에서 열린 미국SID 주최 디스플레이위크 행사에서는 12.3인치 롤러블 태블릿 시제품도 공개했다. 

업계는 BOE가 롤러블 기술을 구현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미 중소형 올레드 분야에서는 롤러블 패널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중국이 올레드 분야에서 빠른 속도로 기술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대형 올레드 패널 양산 뿐 아니라 대형 롤러블 올레드 패널 개발도 예상보다 이른 시기에 성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시장 조사기관 IHS마킷은 중국이 2022년까지 8세대 이상 올레드공장을 최대 19곳까지 늘려 전체 글로벌 올레드 패널 생산물량의 38%가량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