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이 이라크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대규모 신규수주를 따내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16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5월말 베트남을 방문해 르 딘토 교통부 차관과 면담하는 등 베트남에서 사업 확장에 힘을 싣고 있다.
 
정진행, 베트남에서 현대건설 대형수주 따내기 위해 동분서주

정진행 현대건설 부회장.


정 부회장과 르 딘토 차관은 특히 사업비 6조 원 규모의 베트남 동부지역 북남고속도로사업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일본, 중국 등 글로벌 경쟁자들을 제치고 현대건설이 이 사업을 따낼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베트남 북남고속도로 사업은 동부지역 난딘~빈롱 구간에 길이 654㎞ 도로를 짓는 사업으로 베트남 최대 규모 토목사업으로 평가된다. 2021년 기초공사 완공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 사업은 민관 합작투자사업(PPP) 방식으로 이뤄져 운영수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현지기업을 비롯한 건설업체들의 관심이 뜨거운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5월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신청서를 제출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상위 5개 업체만이 10월 본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결과 발표는 2020년 3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정부는 북남고속도로와 함께 길이 901㎞에 이르는 대형 고속철도 건설도 추진하고 있는데 현대건설은 이 사업에도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정진행 부회장은 과거 현대차그룹에서 활발한 대외활동을 펼쳤던 인물로 해외사업 경험과 인맥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9년 현대건설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현대석유화학, 현대자동차 등을 거쳐 2019년 30년 만에 현대건설로 다시 돌아왔다.

현대건설의 ‘건설명가 재건’을 목표로 삼고 부회장에 오른 직후인 1월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 중동지역을 직접 돌았다. 베트남, 미얀마, 인도네시아 등도 연달아 방문해 동남아시아에서 사업 확장에도 힘을 실었다.

정 부회장의 든든한 지원 끝에 현대건설은 5월 이라크에서 단독으로 3조 원 규모의 2019년 마수걸이 수주를 따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증권업계 평가가 나왔다.

정 부회장은 이라크에 이어 베트남에서도 대형 프로젝트를 따내 해외사업에서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고 현대건설 관계자는 전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베트남 인프라 건설시장은 정부의 인프라 확대 기조에 힘입어 2025년까지 연 평균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많은 한국기업들이 전통적 해외수주 공략지인 중동에서 베트남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건설은 1966년 캄란만 등 메콩강 하류 준설공사를 시작으로 베트남 건설시장에 처음 발을 들였다. 이후 조선소, 호텔, 플랜트사업 등 다양한 시공실적을 쌓으며 노하우를 키워왔다.

현대건설은 최근 베트남 부동산 건설기업인 비나코넥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현지화에도 힘을 쏟고 있다.

비나코넥스는 2018년까지 베트남국가투자공사(SCIC)가 최대주주였던 국영기업으로 관급공사에 강점을 지니고 있어 향후 현대건설이 베트남에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을 따내는 데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은 세계시장으로 시장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며 “업무협약 체결을 계기로 베트남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두 회사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