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고농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인 CT-P17의 추가 임상으로 신뢰를 다지는 데 힘을 쏟고 있다.

CT-P17은 다른 제약사의 저농도 제품들과 달리 고농도의 바이오시밀러이기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된다. 서 회장은 시장에 내놓을 때 초기에 경쟁사를 압도하기 위한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셀트리온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추가임상, 서정진 출시 뒤 압도 노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14일 미국 국립보건원 임상정보사이트인 클리니컬트라이얼즈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5월 말부터 CT-P17과 오리지널 의약품인 휴미라를 비교 연구하는 임상1상을 추가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CT-P17은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다.

휴미라는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개발했고 2018년 기준으로 세계시장에서 매출 23조 원을 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휴미라의 유럽 특허는 올해 10월에 만료되고 미국 특허는 2022년에 끝나기 때문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휴미라가 차지한 시장을 빼앗기 위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몰두해왔다. 

셀트리온의 CT-P17은 현재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2020년 6월이면 임상을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 회장이 CT-P17의 임상3상을 진행하는 와중에 다시 추가 임상을 시작하기로 결정한 것은 CT-P17이 시장에 출시됐을 때 치료제 신뢰도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된다.

CT-P17은 추가 임상으로 확보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신뢰성을 앞세워 바이오시밀러의 강점인 경제성과 더불어 시장에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임상은 건강한 피험자 306명을 대상으로 CT-P17을 미국과 유럽에서 승인된 휴미라와 안전성, 약물의 용량과 생체반응관계 등을 비교하는 연구다.

셀트리온은 CT-P17의 추가 임상을 5월27일부터 서울대학교병원과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서울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에서 시작했고 10월까지 연구 데이터를 수집해 2020년 2월에 임상을 마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17의 추가 임상은 글로벌시장에서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임상데이터를 추가적으로 확보하려는 행보”라고 말했다.

서 회장에게 CT-P17의 개발은 40조 원 규모의 셀트리온의 중장기 성장 로드맵 ‘비전2030'을 성공하기 위해서도 중요하다.

서 회장은 최근 2030년까지 연구개발과 시설에 40조 원을 투자해 다국적제약사 화이자에 도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40조 원 투자계획의 하나로 2030년까지 20여 개의 바이오시밀러를 1년에 1개씩 세계시장에 선보일 계획을 세웠다.

CT-P17은 서 회장이 계획한 바이오시밀러 가운데 현재 연구개발 성과가 가장 가시권에 접어든 치료제다.

셀트리온은 특히 CT-P17이 다른 경쟁사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보다 고농도라는 점에 경쟁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CT-P17은 경쟁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달리 주사할 때 통증을 유발할 수 있는 구연산완충액이 없는 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또 휴미라의 최신판인 고농도 제품을 겨냥한 것이어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서 회장은 2018년 열린 셀트리온헬스케어 서밋에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CT-P17은 다른 회사와 비교해 높은 시장 경쟁력을 갖춘 고농도 제품으로 개발됐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규제기관의 허가요건을 충분히 만족하면서 환자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CT-P17 출시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