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이 2차 전지용 동박사업을 인수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

이 사장은 모빌리티, 반도체, 친환경사업을 중심으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는 데 힘써왔는데 동박 생산업체 인수를 통해 급성장하고 있는 배터리 소재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오늘Who] 이완재, 전기차배터리 소재 인수로 SKC 실적안정 갖춰

▲ 이완재 SKC 대표이사 사장.


SKC는 13일 1조2천억 원을 들여 전기차 배터리용 동박 생산업체인 KCTF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동박은 2차 전지 음극재에서 사용되는 주요부품이다. 전지용 동박은 얇을수록 많은 음극활 물질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를 고용량으로 가볍게 만드는데 유리하다. 

이번 인수는 이완재 사장이 추구하고 있는 ‘스페셜티(Specialty) 생산 기업으로 도약’과 맥이 닿아 있다.

이 사장은 2016년 취임 때부터  “신성장사업 분야에서 고부가와 고기능 스페셜티(Specialty) 제품을 생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소재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스페셜티는 특화된 고부가 제품으로 석유화학업체들은 정기적 업황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앞다퉈 스페셜티 제품 생산에 힘쓰고 있다.  

SKC는 세계시장 점유율 1위인 KCTF를 인수하면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 가운데 하나인 동박시장에서 단숨에 세계 1위업체로 뛰어 올랐다. 

KCTF는 독자적 기술력을 확보해 2018년 세계시장에서 점유율 15%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5월에는 머리카락 1/30 크기인 4.5㎛ 두께의 초극박 동박을 세계 최장인 50Km 길이로 양산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1마이크로미터(㎛)는 0.001mm에 해당한다.

동박사업은 성장 가능성이 커 SKC의 미래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시장이 성장하면서 동박이 쓰이는 리튬이온배터리 수요도 늘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기관 SNE리서치는 동박시장이 2019년 연간 190톤에서 2022년 연간 496톤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C는 "국내외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규모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2022년까지 생산능력을 3배 수준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SK그룹이 전기차 배터리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사업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어 이 사장은 이번 인수를 통해 그룹 차원의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25년까지 배터리 수주규모를 700GWh로 확대할 계획을 세웠기에 배터리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주회사인 SK는 2018년 11월 중국 동박 제조업계의 1위 업체 ‘왓슨’에 2712억 원을 투자해 2대주주에 올라섰다. SKC가 KCTF를 인수하면서 SK는 중국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동박 공급처를 확보해 수급 안정성을 높을 수 있게 됐다.

이 사장은 “이번 인수를 SKC 변화의 기폭제로 삼아 기업가치를 높이고 우리나라 소재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2016년 취임 이후 기존 주력사업인 화학사업과 필름사업 외에도 반도체 소재와 헬스케어, 투명폴리이미드필름 등 고부가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데 집중했다. 

SKC는 올해부터 반도체웨이퍼 연마용 자재(CMP Pad)와 반도체 습식 화공약품(wet chemical·웨트케미칼), 자운스 범퍼(jounce bumper) 양산을 시작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투명폴리이미드 필름(PI)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을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기존 정유회사들이 화학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면서 화학사업을 주로 해오던 SKC가 고부가제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필요가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C는 올해 1분기에 매출 6040억 원, 영업이익 362억 원, 순이익 230억 원을 냈다. 2018년 1분기보다 매출은 5.4%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2.1%, 순이익은 49.5%로 줄었다.

특히 화학사업은 1분기에 매출 1920억 원, 영업이익 271억 원으로 2018년 1분기보다 매출은 8.6%, 영업이익은 26.35% 줄었다. 주력제품인 프로필렌옥사이드(PO)와 프로필렌글리콜(PG)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으로 수요가 줄면서 영업이익이 부진했다.

화학사업이 경기 흐름을 탈 뿐 아니라 정유사들의 진출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SKC는 성장동력이 높은 신규사업 개척에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석현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