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이 네이버와 힘을 합쳐 동남아시아 정보통신기술(ICT) 스타트업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를 통해 정보통신기술 분야에 관한 전문성을, 네이버는 미래에셋그룹의 네트워크로 투자수익을 얻으며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미래에셋그룹, 동남아시아 스타트업 투자로 네이버와 '윈-윈' 지속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왼쪽)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13일 미래에셋그룹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최근 베트남 자산운용회사 ‘비나캐피탈'과 업무협약을 맺고 1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비나캐피탈은 베트남 최대 자산운용회사다.

베트남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벤처기업에 골고루 투자하는 투자업계 ‘큰 손’으로 꼽힌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인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성장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스타트업을 발굴한 데 이어 베트남까지 투자영역을 넓히며 동남아시아 투자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된 내용은 상세하기 말하기 어렵다"며 "미래에셋그룹은 비나캐피탈과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 업무협약을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이번 투자에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 자금을 활용한다.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는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가 2018년 8월 성장가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투자할 목적으로 조성한 펀드다.

처음 조성할 땐 2천억 원 규모였지만 점차 덩치를 불려 현재는 1조원 규모에 이르렀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가 각각 5천억 원씩 출자했으며 현재 미래에셋캐피탈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이 펀드로 인도 전자상거래 플랫폼 ‘빅바스켓’에 1800억 원, 동남아시아 승차공유업체 ‘그랩’에 1800억 원, 인도네시아 온라인 중계 쇼핑몰 ‘부칼라팍’에 590억 원 등을 투자했다. 

펀드를 조성한 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떠오르는 스타트업들에 굵직한 투자를 꾸준히 한 결과 이미 펀드자금의 절반가량을 소진한 것으로 파악됐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는 동남아시아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게 투자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성됐다”며 "투자를 통해 기업들의 성장을 지원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오래 전부터 이어온 관계를 바탕으로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거두고 있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2016년 신성장펀드를 함께 만든 것을 시작으로 2017년 7월 상호전략적 제휴를 맺은 뒤 우호적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네이버는 5천억 원씩을 서로 투자해 상대방의 지분도 매입했다. 2019년 3월 기준 미래에셋대우는 네이버 지분 1.71%를, 네이버는 미래에셋대우 지분 7.1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를 조성해 함께 투자에 나서며 더욱 돈독해진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그룹은 네이버에게 얻은 정보통신기술 관련 지식을 투자에 적용하고 네이버는 미래에셋그룹의 투자역량으로 안정적 투자수익을 거두며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그룹과 네이버는 지금까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며 서로에게 도움을 준 만큼 앞으로도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투자영역을 넓히거나 투자규모를 키우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그룹 관계자는 “미래에셋・네이버 아시아그로쓰 펀드로 투자와 자금 회수를 반복하면서 오랜 시간 운용해 네이버와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