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북유럽 순방 수행을 계기로 스타트업 육성의 모범사례를 도입해 국내 스타트업의 경쟁력 강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11일 중기부와 중소벤처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박 장관은 핀란드와 스웨덴 등 스타트업 강국들의 기업, 대학, 연구기관, 정부 등이 어우러진 생태계모델을 국내에 도입해 스타트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선, 문재인 북유럽 순방 동행해 '스타트업 강국' 비결 배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문 대통령이 국빈방문하고 있는 핀란드와 스웨덴은 모두 세계적 '스타트업 강국'으로 꼽힌다.

핀란드는 과거 대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혁신산업 중심의 스타트업 경제로 전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스웨덴은 인구 100만 명당 스타트업 수가 5.52개로 세계 2위다.

핀란드와 스웨덴은 창업에 특화한 대학 운영과 함께 기업, 대학, 연구기관 등의 협력으로 구축된 다수의 '클러스터'가 스타트업 성장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스타트업, 대학, 연구기관 이 모여 큰 상승효과를 내는 것이다.

박 장관이 10일 정책에 참고하기 위해 방문했던 핀란드 알토대학교는 2010년 핀란드의 헬싱키공과대학, 헬싱키미술디자인대학, 헬싱키경제대학을 통합해 만들어졌다. 다양한 전공분야 지식을 두루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공학, 디자인, 경영학 학제를 융합해 운영하고 있다.

알토대학교는 창업에 초점을 맞춘 교육시스템을 구성하고 실질적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최종민 중소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스웨덴과 핀란드가 우수한 스타트업 혁신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과학기술 등의 강한 기초체력을 기반으로 기업, 대학, 정부, 연구기관 사이의 활발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스웨덴과 핀란드처럼 대학교 및 연구소, 기업과 전문가 등을 네트워크로 엮어 각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기술개발과 판로개척 등을 체계적으로 지원 할 수 있는 매개 조직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핀란드의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슬러쉬’도 핀란드의 산학연 스타트업 생태계의 산물로 꼽힌다. 슬러쉬는 2008년부터 스타트업 창업자와 전문 인력, 투자자 사이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있는데 핀란드 알토대학교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박 장관은 슬러쉬를 역할모델로 삼아 국내에 글로벌 스타트업 페스티벌 ‘컴업(ComeUp) 2019’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중기부는 컴업 2019를 통해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 해외 벤처 투자자 사이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정부 주도의 의사결정구조를 최소화하고 민간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운영한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핀란드의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참고할 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이번 북유럽 순방을 계기로 핀란드와 스웨덴에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진출 거점인 코리아스타트업센터를 2020년에 열기로 했다. 해외진출뿐만 아니라 두 나라 스타트업 생태계 사이 정보교류도 진행한다.

박 장관은 “앞으로 코리아스타트업센터를 확대해 국내 스타트업이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고 세계무대에서 능력을 펼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벤처창업 활성화와 스타트업 육성은 박 장관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핵심정책으로 꼽는 분야다.

이번 국빈방문에서도 문 대통령의 벤처창업과 스타트업 육성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산업통상자원부가 맡는 비즈니스행사를 중기부가 주관한 데다 경제사절단 면면을 봐도 이전보다 스타트업과 벤처투자 관계자 비중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 이번 순방에는 스타트업 53개사 벤처캐피탈과 엑셀러레이터 25개사, 일반 대기업과 중소기업 13개사, 기관 단체 11곳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중기부 관계자는 “벤처투자가 확대되고 개인과 일반법인의 벤처펀드 출자액이 지난해와 비교해 632%, 128% 늘어나는 등 민간중심으로 벤처생태계가 전환하고 있다”며 “스타트업들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비상장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