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조현민 한진칼 전무에 이어 한진그룹 경영에 복귀해 ‘남매경영체제'를 구축할까?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조현민 전무가 한진그룹 경영에 복귀함에 따라 장녀인 조현아 전 부사장의 경영복귀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조현아도 경영복귀해 '한진그룹 경영 삼분지계' 이뤄질까

조현아 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진그룹이 조현민 전무에게 법적 문제가 없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며 “조현아 전 부사장 역시 법적 문제가 해결되면 복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만약 조현아 전 부사장까지 한진그룹 경영에 복귀한다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부사장, 조현민 전무가 한진그룹을 셋으로 나눠 각각 경영하는 ‘한진그룹 삼분지계’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의 호텔사업 관련 계열사인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맡았었던 것을 살피면 조현아 전 부사장이 호텔 사업, 조원태 회장이 대한항공,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 등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 경영에 참여하는 데는 국적 문제 등 제약이 많기 때문에 조현민 전무가 진에어 경영에 복귀할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어머니 이명희 전 일우재단 이사장과 삼남매 가운데서도 특별히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있다. 이 전 이사장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함께 출석했던 가사도우미 불법 고용 관련 재판이 끝난 뒤 “엄마가 잘못해서 미안해”라며 조현아 전 부사장을 끌어안기도 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이 전 이사장이 조현아 전 부사장을 통해 조원태 회장을 견제하려 할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 전 이사장은 조원태 회장의 동일인 지정과 관련해 변호사의 상담을 받기도 하는 등 조원태 회장이 한진그룹 경영권을 모두 승계하는 것과 관련해 반대의견을 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조현아 전 부사장이나 조현민 전무가 한진그룹을 나눠서 경영하기를 원한다면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사실상 남매경영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한진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을 계속 위협하고 있는 KCGI 때문이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5.98%를 보유하고 있다. 조양호 전 회장은 생전에 한진칼 지분 17.84%를 들고 있었고 조원태 사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는 한진칼 지분을 각각 2.34%, 2.31%, 2.3% 소유하고 있다. 

조원태 회장이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을 몰아서 상속하는 것이 아니라 법정상속분에 따라 가족들과 나눠서 상속하게 된다면 조원태 회장만의 힘으로는 KCGI에 맞서기가 힘들어진다. 조원태 회장으로서는 어떤 방법을 써서든 가족들의 협력을 얻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번에 조현민 전무의 경영복귀를 두고 조원태 회장이 조양호 전 회장의 지분을 몰아서 상속받거나 최소한 가족들의 협력을 받기 위해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현민 전무에게 경영권을 나눠주는 합의가 내부적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다만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이명희 전 이사장과 함께 가사도우미 불법 채용, 밀수 등 혐의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 전 부사장의 복귀시기나 복귀 여부는 재판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현아 전 부사장은 가사도우미 불법 채용, 밀수 혐의와 관련해 모든 공소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결국 관건은 검찰이 밀수 혐의에 구형한 징역형과 관련해 실형 판결이 나오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현아 전 부사장의 밀수 혐의 선고공판은 13일이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의 가사도우미 불법채용 혐의와 관련해서는 벌금형을 구형했다.

일각에서는 한진그룹이 삼남매의 공동경영체제로 운영되면 결국은 한진그룹의 계열분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항공업계의 한 관계자는 “불화설까지 제기됐던 상황에서 세 사람이 공동으로 그룹을 경영하게 되면 반드시 잡음이 나올 수 밖에 없다”며 “일시적으로 공동경영을 하더라도 한쪽으로 경영권이 쏠리지 않는다면 궁극적으로는 계열분리 수순을 밟게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