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브랜드들이 차량에 연예인 이름이 들어간 별칭이 생길 수 있도록 드라마와 예능을 활용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인기 연예인이 광고모델로 출연하거나 타고 다닌다는 이유로 일반인들이 차량을 그 연예인 이름을 넣은 'ㅇㅇㅇ차'라고 부르게 되면 브랜드 인지도를 크게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해인차’ ‘유노윤호차’ 이름 원하는 수입차, 드라마 간접광고 활발

▲ MBC 드라마 ‘봄밤’에서 정해인씨가 타는 V60. <볼보코리아> 


11일 볼보코리아에 따르면 전속모델인 배우 정해인씨가 출연하는 MBC 드라마 ‘봄밤’에 CUV(크로스오버차량) V60을 협찬하고 있다.

드라마 속에서 정해인씨는 약사 역할을 맡았는데 V60와 종종 등장하는 모습을 보여 이 차에는 ‘정해인차’라는 별명이 붙었다. 

볼보코리아는 그동안 인지도가 높은 배우가 출연하는 드라마에 여러 차례 차량 협찬과 PPL(간접광고)를 병행하며 브랜드를 알리는 전략을 펼쳐 왔다.

올해만 해도 배우 이종석씨가 출연하는 tvN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에 중형 SUV XC60을 협찬하고 배우 최수종씨와 배우 유이씨가 나오는 KBS2 ‘하나뿐인 내편’에 간접광고(PPL)를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협찬은 드라마나 예능 촬영에 필요한 차량(물품)을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반면 간접광고는 차량 제공뿐 아니라 제작 비용까지 지원하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간접광고를 활용하면 브랜드를 더욱 적극적으로 노출할 수 있다.

연예인이 직접 차량을 사용하는 장면을 보여줌으로써 소비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뿐 아니라 방송에 나오면 연예인의 이름이 별명으로 붙어 덩달아 인지도가 높아지는 만큼 수입차 브랜드들은 드라마와 예능을 활용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으로 보인다.  

수입차 브랜드들은 드라마 뿐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에도 적극적으로 협찬이나 간접광고를 하고 있다.  

7일 방송된 MBC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는 가수 유노윤호씨가 닛산 리프 2세대를 타고 동료 가수 보아씨를 만나러 가는 장면이 등장했다.

이 과정에서 브랜드 로고가 뚜렷하게 노출됐을 뿐 아니라 전기를 충전하는 모습까지 구체적으로 담겨 닛산 리프를 모르는 사람이라도 이 차가 전기차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했다.

닛산은 유노윤호씨가 직접 차량을 사용하고 운전하는 모습까지 보여준다면 더 큰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을 내렸던 것으로 보인다. 유노윤호씨는 지난해 말부터 닛산 리프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나 혼자 산다’ 다른 편에서는 아이돌 황민현씨가 렉서스 UX를 타는 모습이 나왔는데 이때 ‘렉서스’는 곧바로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 6위까지 오르며 소비자에게 브랜드 인지도를 확실하게 심었다. 

이처럼 홍보효과가 톡톡한 만큼 수입차 브랜드들은 다소 높은 간접광고비용에도 드라마나 예능을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방송 협찬과 간접광고를 주관하는 한 마케팅회사 대표는 “프로그램의 인기, 출연진 요구, 협찬 방식에 따라 비용은 천차만별”이라면서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차량을 노출하려면 대략 5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 든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서 제작된 드라마나 예능 등 영상 콘텐츠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점도 수입차 브랜드의 드라마나 예능 마케팅이 활발한 요인으로 꼽힌다.

사실상 수입차 브랜드들은 세계 곳곳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만큼 한국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도 동시에 홍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드라마 제작사 PD는 “최근 들어 JTBC나 tvN에 협찬하는 수입차 브랜드들이 부쩍 많아졌다”며 “이들이 넷플릭스와 공급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도 자연스럽게 홍보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만 드라마나 예능을 통한 홍보효과가 판매량으로 이어지느냐를 놓고서는 의구심을 품는 시선이 많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예전에 국내에서 판매되던 수입차 브랜드가 적었을 때는 외관만 봐도 어느 회사 차인지 알 수 있어 사실상 드라마나 예능 홍보를 할 이유가 없었다”며 “최근 수입차시장 경쟁이 치열해져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 드라마나 예능 협찬을 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