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씨가 10일 오후 11시37분경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고인은 1922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이화여자고등학교와 이화여자전문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교육학 학사학위를 얻었다.
 
‘김대중의 영원한 정치적 동반자’ 이희호 별세. 향년 97세

▲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고 이희호 여사.


6.25 전쟁 뒤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 램버스대학교에서 사회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국 스카릿대학교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학위를 땄다.

유학을 마치고 국내에서 YWCA 총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이사 등을 지내며 여성인권운동을 이끌었다.

1962년 5월 김대중 전 대통령과 결혼하며 김 전 대통령과 부부이자 정치적 동지로 인생을 함께했다.

1972년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가 시작되며 시련이 찾아왔다.

1973년 도쿄 납치사건, 가택연금 등 김 전 대통령의 고난을 함께 겪었다.

박 전 대통령이 사망하고 전두환 정권이 들어선 뒤에도 시련은 이어졌다.

고인은 김 전 대통령이 내란음모로 사형판결을 받았을 때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내는 등 국제사회를 향해 김 전 대통령의 구명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1997년 12월 김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고인은 1998년 2월부터 2003년 2월까지 청와대에서 대통령 부인이자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반자로과 함께 지냈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 전 대통령을 동행해 대통령 부인으로는 처음으로 평양을 방문했으며 김대중 정부에서 대한민국 행정부 최초로 여성부가 설치되는 데 기여했다.

2009년부터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으로 활동하며 남한과 북한 관계 발전과 빈곤 퇴치 등을 위해 일하기도 했다.

고인은 3월부터 병세가 악화해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대중평화센터는 고인의 빈소가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레식장에 마련되며 조문은 11일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고 전했다. 발인은 14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이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