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이 삼성그룹에서 2015년 인수한 한화토탈(옛 삼성토탈)과 한화종합화학(옛 삼성종합화학)의 호실적에 힘입어 몸집을 계속 불려가고 있다.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의 배당 확대에도 크게 기여하며 한화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필요한 자금 확보 측면에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 한화그룹 외형 확대 1등 공신

10일 한화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한화의 ‘대규모기업집단 현황공시’에 따르면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의 한화그룹 비금융계열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년 늘고 있다.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급성장, 김동관 경영권 승계자금도 '튼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에 각각 매출 11조2천억 원과 1조9천억 원을 올렸다. 2017년보다 각각 16%과 6% 늘었다.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이 한화그룹 전체 비금융 계열사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7년 34%에서 2018년 38%로 4%포인트 확대됐다. 2016년과 비교해보면 31%에서 2년 사이 7%포인트 늘었다.

한화그룹은 2015년 삼성그룹과 이른바 ‘빅딜’을 통해 삼성토탈과 삼성종합화학을 품에 안았다.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은 한화그룹에 인수된 뒤 두 회사를 합친 매출이 2016년 9조8천억 원에서 2018년 13조1천억 원으로 33%(3조3천억 원)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 계열사까지 포함한 한화그룹의 전체 매출은 55조9천억 원에서 59조5천억 원으로 6%(3조6천억 원) 확대됐다.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의 매출 증가가 없었다면 한화그룹의 전체 성장폭이 크게 줄어들었을 가능성이 큰 셈이다.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은 매출뿐 아니라 한화그룹 이익 확대와 재계 순위 상승에도 크게 기여했다.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은 2018년에 두 회사를 합친 영업이익이 1조5천억 원, 순이익은 1조3천억 원을 내면서 한화그룹 비금융 계열사 전체 영업이익의 57%, 순이익의 50%를 담당했다.

한화그룹은 이에 따라 자산규모를 크게 늘리며 별다른 인수합병 없이도 재계 순위가 2015년 11위에서 2016년 8위를 거쳐 2019년 7위까지 높아졌다.

◆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 한화그룹의 경영승계 자금마련에도 기여

한화그룹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등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100%를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을 통해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을 지배하고 있다.
 
한화토탈 한화종합화학 급성장, 김동관 경영권 승계자금도 '튼튼'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


에이치솔루션은 애초 시스템통합(SI) 사업 등을 위해 2001년 출범했지만 일감 몰아주기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7년 관련 사업을 모두 한화S&C(현재 한화시스템)으로 물적분할한 뒤 지금은 신규사업 발굴 등 투자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한화종합화학은 에이치솔루션이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가 지분 39%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이고 한화토탈은 한화종합화학과 프랑스 화학업체 토탈이 지분 50%씩을 보유한 합작회사다.

에이치솔루션은 2014년과 2015년 각각 75억 원을 배당했으나 한화종합화학과 한화토탈을 품에 안은 뒤 2016년과 2017년 각각 500억 원을 현금 배당하며 배당규모를 크게 늘렸다. 2018년에도 400억 원을 배당했고 올해도 5월 중간 배당을 통해 400억 원을 현금 배당했다.

에이치솔루션은 실적 증가를 바탕으로 배당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치솔루션은 연결기준 순이익이 2015년 1646억 원에서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 인수 뒤 2016년 2737억 원으로 66% 늘어난 데 이어 2018년에는 3972억 원까지 확대됐다.

에이치솔루션은 김승연 회장의 첫째 아들인 김동관 전무가 50%, 둘째 아들인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25%, 셋째 아들인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이 25%의 지분을 들고 있어 배당금 전액이 세 아들에게 돌아간다.

한화그룹의 경영승계는 김 전무 등 3형제가 한화의 지분율을 높이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김 전무 등 3형제가 에이치솔루션에서 매년 받는 수백억 원대 배당금은 한화 지분을 직접 늘리거나 김승연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을 때 세금 재원 등으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셈이다.

에이치솔루션은 순이익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배당을 늘린 만큼 고배당 논란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에이치솔루션은 2018년 순이익 확대에도 배당규모를 줄이면서 배당금을 순이익으로 나눈 배당성향을 연결기준으로 볼 때 2017년 19%에서 10%로 절반 가까이 낮췄다.

2018년 개별기준으로 배당성향을 살펴봐도 33% 수준에 머문다. 에이치솔루션은 2018년 개별기준으로 순이익 1214억 원을 올렸다.

2018년 유가증권시장에서 현금배당을 실시한 기업의 개별기준 평균 배당성향이 35%라는 점을 고려하면 크게 높지 않은 수준이다.

에이치솔루션 관계자는 “경영실적, 재무상태, 동종기업의 배당성향, 정부의 배당유도 정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배당금을 책정하고 있다”며 “한화토탈과 한화종합화학의 성과를 반영한 것은 없으며 승계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한 배당 확대도 아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