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은 어렵다는 전제를 깨부수려고 한다.”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이사는 5월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서 레이니스트가 운영하는 종합자산관리 애플리케이션 뱅크샐러드의 운영방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오늘Who] 김태훈, 뱅크샐러드의 보험업 진출로 핀테크 '3강' 굳힌다

▲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이사.


김 대표는 기존 보험의 틀을 깬 ‘스위치보험’상품으로 보험업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김 대표가 자산관리, 대출, 카드발급 등에 이어 보험업으로 사업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카카오페이, 토스, 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3강’의 경쟁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니스트 관계자는 7일 “스위치보험의 개발이 막바지 단계에 이르렀다”며 “이르면 6월 말에 스위치보험 형식의 여행자보험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치보험은 이용자가 필요할 때마다 자유롭게 보험 가입과 해지를 할 수 있는 보험으로 4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다. 

스위치보험은 기존 금융의 틀을 바꿔보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담긴 상품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여행자보험, 레저보험 등 실생활에서 사용빈도가 높지만 가입과 해지가 번거로운 보험들을 편리하게 만들 방안을 고민하다 스위치보험을 개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행자보험, 레저보험 등 단기보험은 보험료가 낮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시장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350만 명이 넘는 뱅크샐러드의 회원규모를 감안하면 김 대표가 스위치보험을 통해 일정 수준의 수익을 꾸준히 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

김 대표는 뱅크샐러드에 쌓이는 카드결제내역 등을 토대로 여행을 앞둔 이용자를 골라내고 이들에게 적합한 스위치보험상품을 추천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스위치보험이 출시되면 김 대표는 카카오페이, 토스 등 핀테크 강자들과 경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토스는 이미 미니보험 상품을 출시했고 카카오페이도 올해 안에 보험상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뱅크샐러드는 그동안 카카오페이, 토스와 직접적으로 경쟁을 펼치는 분야가 없었다. 

카카오페이와 토스가 간편송금과 투자상품에 집중한 사이에 김 대표는 카드발급 분야에 집중해 뱅크샐러드를 이 분야의 강자로 키워냈다. 

뱅크샐러드는 월 평균 5천여 장의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카드사들이 월 평균 7천~1만 장의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드발급 분야에서 웬만한 카드사 수준에 이른 셈이다. 

보험업 경쟁에서 카카오페이, 토스에 맞설 김 대표의 무기로는 즐거움을 내세운 영업전략이 꼽힌다. 

뱅크샐러드는 이용자의 카드이용내역 등을 분석해 이용자들에게 재미있는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고객과 소통을 강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음주를 즐기는 이용자의 카드이용내역에서 술에 관련된 지출내역이 줄어들면 ‘금주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5월 코리아 핀테크 위크에서 “딱딱한 금융을 즐겁게 만드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뱅크샐러드가 보험업에 안착하면 토스의 뒤를 이어 기업가치 10억 달러(1조1820억 원)의 회사를 뜻하는 유니콘기업을 노려볼 만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핀테크회사 가운데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은 뱅크샐러드”라며 “앞으로 사업 확장에 따라 토스의 뒤를 이어 핀테크 유니콘기업 2호로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5년 부산에서 태어나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젊은 대표들이 많은 핀테크업계에서도 가장 나이가 어린 최고경영자다.  

20살부터 호떡 노점과 과외 아르바이트를 통해 모은 4천만 원으로 레이니스트를 창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니스트가 운영하는 뱅크샐러드는 5월 말 기준으로 누적 내려받기 횟수 400만 회, 회원 수 350만 명을 넘어섰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