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상무)이 SM엔터테인먼트에 보여온 애정을 토대로 SM엔터테인먼트를 향한 주주행동주의 선봉에 섰다. 

최 상무는 가치투자를 대표하는 펀드매니저다. 이번에는 가치투자에 주주행동주의를 더해 SM엔터테인먼트의 ‘잘못된 경영’을 바로잡겠다고 작심하고 있다.
 
KB자산운용 최웅필, SM엔터테인먼트 애정으로 이수만 향해 주주행동

▲ 최웅필 KB자산운용 밸류운용본부장(상무).


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해 이행하고 있다.

스튜어드십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적극적 의결권 행사를 유도하는 자율지침이다. 단순히 주식을 보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주주행동주의와도 일맥상통한다. 

최웅필 상무는 KB자산운용의 스튜어드십코드 이행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최 상무는 SM엔터테인먼트를 속속들이 잘 알고 있는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주식이 주목받지 못하던 시절부터 가치를 알아보고 투자를 늘렸다. 2009년 KB밸류포커스펀드를 통해 처음 투자를 시작할 무렵 3천 원대에 머물렀던 SM엔터테인먼트 주가는 7일 종가 기준 4만7800원에 이른다. 

KB자산운용은 5월 말 기준으로 SM엔터테인먼트 지분 7.59%를 보유하고 있다.

KB자산운용은 5일 SM엔터테인먼트에 주주서한을 보내 이수만 회장의 개인회사인 라이크기획에 영업이익의 상당부분을 지급하는 것을 중단하고 라이크기획과 합병하라고 요구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회장이 지분 100%를 들고 있는 개인회사다.

또 외식 및 부동산사업을 중단할 것도 촉구했다. 이 사업들이 지속적으로 적자를 내면서 주주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것이다.

KB자산운용의 이번 행보는 가치투자와 주주행동주의로 요약된다.

최 상무는 국내 가치투자를 대표하는 펀드매니저 가운데 한 명이다. 가치투자란 본질적 가치가 양호한데도 시장에서 저평가된 주식을 찾아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그동안 언론과 인터뷰 등을 통해 “가치투자를 기반으로 하는 장기투자에 주주행동주의를 더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해 왔다.

이런 사례는 SM엔터테인먼트가 처음은 아니다.

KB자산운용은 지난해 골프존의 자산 양수도 거래에 소송을 제기했는데 승소했다.

최 상무는 당시 “골프존에 5년 이상 투자해 왔기 때문에 해당 자산의 장부가치뿐만 아니라 무형의 가치를 파악했고 계약이 불합리하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에 보낸 주주서한 역시 그가 SM엔터테인먼트 전문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최 상무는 1972년 태어나 연세대에서 응용통계학을 전공했다. 해운회사 자금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해 1999년 동원증권 주식운용팀에서 본격적으로 주식운용을 시작했다. 그 뒤 동원증권 주식운용팀이 모여 만든 한국밸류자산운용에 합류했다.

특히 국내 가치투자의 대부로 불리는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와 10여 년 동안 함께 일했다.

이 대표의 오른팔로 불릴 만큼 최측근이며 투자철학에서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 상무 스스로 “이채원 대표로부터 주식을 배웠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다.

SM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로엔, SBS허브콘텐츠, 드래곤플라이 등 게임이나 콘텐츠 관련주에 눈을 뜨게 된 것도 이 대표에게 받은 영향이라고 한다.

최 상무는 2009년 11월 조재민 KB자산운용 사장의 권유로 KB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최 상무는 직접 발로 뛰는 펀드매니저로도 유명하다. 잘 알고 경험해 봐야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 SM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할 때는 소녀시대의 인기를 확인하기 위해 직접 자비를 들여 소녀시대의 일본 콘서트를 찾기도 했다. 콘서트를 끌고 가는 가수들의 퍼포먼스, 관중동원 능력, 현장의 상품판매 현황 등을 보고 지금의 인기가 반짝 인기로 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컴투스 투자를 위해서는 직접 100만 원을 들여 게임도 해봤다고 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