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세계적 통신장비기업 화웨이를 다각도로 지원하면서 화웨이에 납품 비중이 높은 통신장비부품기업 RFHIC도 실적에서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7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살리기 위해 중국 이동통신사들의 5G(5세대)이동통신 영업을 조기 승인하고 러시아 이동통신사와 네트워크 구축계약을 맺도록 외교적 지원에 나서며 RFHIC도 '화웨이 악재'에서 벗어나 시장 확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정부의 화웨이 지원 강화에 납품비중 높은 RFHIC도 한숨 돌려

▲ 조덕수 RFHIC 대표이사.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중국 이동통신사 차이나모바일이 10월에 5G이동통신사업을 조기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화웨이, ZTE, 에릭슨으로 5G이동통신장비 공급 벤더를 한정했다"며 "매출 가운데 화웨이 부품 공급 비중이 높은 RFHIC가 큰 혜택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RFHIC는 질화갈륨(GaN)을 이용해  무선통신 및 방위산업에 활용되는 트랜지스터와 전력 증폭기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가 생산하는 장비는 5G이동통신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5G이동통신의 수혜기업으로도 꼽힌다.

그러나 RFHIC의 가장 큰 고객인 화웨이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의 중심에 놓이며 실적 우려가 제기됐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전방위로 제재하며 다른 나라들에도 화웨이 제재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화웨이 매출 비중이 높은 RFHIC도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RFHIC는 화웨이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국내 통신장비부품기업으로 꼽힌다. 2018년 기준으로 RFHIC의 매출 가운데 79.3%가 해외에서 발생했는데 해외 매출 대부분이 화웨이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된다.

5G이동통신을 향한 기대감으로 다른 통신장비 기업 주가가 급등하고 있을 때 RFHIC 주가는 화웨이 악재에 관한 투자자들의 우려 때문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RFHIC 주가는 5월7일 3만4350원에 장을 마감한 뒤 6월5일 2만5550원에 거래를 마쳐 최근 한 달 사이 25%이상 하락했다. 같은 시기 다른 통신장비기업 오이솔루션 주가는 5월7일 3만4250원에서 6월5일 5만5500원으로 62%나 뛰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다각도로 지원하며 상황이 다소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중국 정부는 6일 차이나모바일, 차이나텔레콤, 차이나유니콤 등 3대 통신사와 케이블회사 차이나브로드캐스팅네트워크에 5G이동통신 영업허가증을 발급했다. 애초에 연말 경에 허가하려던 것을 앞당겨 미국의 제재를 받는 세계적 통신장비기업 화웨이가 안정적 매출을 거둘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중국의 이동통신사나 케이블회사의 특성상 5G이동통신장비를 구축할 때 화웨이 제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홍식 연구원은 "중국 정부의 중국 기업 지원으로 볼 때 화웨이의 중국시장 점유율은 50%를 넘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는 미국의 반화웨이 동맹에 맞서 친화웨이 동맹도 구축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6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화웨이가 러시아 최대규모 이동통신회사인 MTS의 5G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축계약을 따낼 수 있도록 도왔다. 화웨이와 MTS의 계약식에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도 참석했다.

RFHIC가 미중 무역갈등으로 화웨이 매출이 줄더라도 다른 통신장비기업을 통해 매출 감소분을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현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RFHIC는 화웨이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노키아 등을 대상으로 납품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며 "화웨이가 아니더라도 세계적 5G이동통신 투자 증가에 따른 혜택을 받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