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투자와 전혀 상관없는 ‘식당’ 운영을 시도하며 NH투자증권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쓰고 있다. 

식당 운영으로 수익을 내기보다 농협의 장점을 살리면서 NH투자증권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은 약점을 만회할 공간으로 식당을 선택한 것인데 대면 채널이 갈수록 줄고 있는 금융권에서 새로운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NH투자증권 '제철식당' 운영, 정영채 브랜드 마케팅 위해 머리 짜내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7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브랜드전략태스크포스(TF)를 중심으로 ‘제철식당’을 활용해 고객에게 NH투자증권 브랜드를 알리는 방안을 찾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사업부마다 제철식당을 활용한 고객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 일정이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직접적으로 고객들에게 NH투자증권을 금융상품 등을 설명하는 방식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레스토랑 ‘이타카’에서 ‘제철식당’을 열었다. 이 식당은 앞으로 2개월 동안 운영된다. 

브랜드전략태스크포스 관계자는 "2개월 뒤에도 식당을 계속 운영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일단 경과를 지켜본 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철식당은 지역농협으로부터 신선한 식재료를 제공받아 제철에 맞은 코스요리를 개발해 제공한다. 김태윤 셰프가 요리를 하며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영채 사장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새 마케팅 채널로 식당을 선택하는 시도를 했다.  

5월 NH투자증권의 새 브랜드 비전 ‘투자문화 창조자(Investment Culture Creator)’를 선포하며 브랜드 인지도 상승에 힘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 사장은 “투자행위가 단순히 수익률을 추구하는 결과지향의 행위가 아니라 투자를 통한 삶의 윤택과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과정지향의 행위가 돼야 한다”며 “새 브랜드 슬로건을 통해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고 투자 문화의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투자문화를 선도하고 고객들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삼겠다는 의미를 담아 ‘투자, 문화가 되다’라는 슬로건도 채택했다.

NH농협은행지점 안에 빵집이나 편의점을 열어 고객의 지점 방문을 늘리려는 시도는 있었지만 영업점과 별도의 공간에 있는 식당을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시도는 증권업계에서 처음있는 일이다.

NH투자증권은 요식업과 협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보다 고객을 대면할 창구를 발굴하는 시도란 점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제철식당을 NH투자증권을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꾸몄다. 식사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NH투자증권에 관심을 끌도록 공을 들였다.

식당 내부 벽면에 NH투자증권의 비전, 새 슬로건을 소개하는 자료를 배치했으며 건물 외부에도 ‘NH투자증권×이타카’라는 알림판을 설치했다. 새 브랜드 슬로건 등을 공유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식당뿐 아니라 냅킨 등 식당용품에도 NH투자증권을 상징하는 이미지를 담았다”며 “식당을 방문하는 고객에게 자연스럽게 NH투자증권의 새 슬로건, 가치, 지향점 등을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 '제철식당' 운영, 정영채 브랜드 마케팅 위해 머리 짜내

▲ NH투자증권과 이타카가 함께 운영하는 '제철식당'.


제철식당은 방송을 통한 홍보효과도 누릴 것으로 보인다. 11일부터는 tvN 새 예능프로그램인 ‘물오른 식탁’이 방송되는데  이 프로그램은 NH투자증권이 제작을 지원했고 촬영장소로도 제공됐다.  

물오른 식탁은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배우 신현준씨, 가수 이상민씨, 방송인 안현모씨 등이 진행을 맡고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이사, 신애련 안다르 대표 등이 출연한다.

음식과 젊은 경영인들의 이야기가 진행될 때 NH투자증권의 브랜드 등이 화면에 잡히면 일반대중에게 NH투자증권을 알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tvN의 예능프로그램인 ‘신서유기 외전 강식당 2’에도 ‘다음이야기’ 마지막에 NH투자증권의 브랜드와 슬로건 ‘투자, 문화가 되다’가 노출되고 있다.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하는 것을 제외하면 NH투자증권이 대면 채널에서 고객과 마주할 기회가 많지 않다. 이는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공통되는 것이지만 NH투자증권은 특히 규모에 비춰 인지도가 낮은 편이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1716억 원을 거두며 증권사 가운데 2위에 올랐으며 자기자본 규모도 5조 원을 넘어 2위다.

하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NH투자증권의 실적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나 브랜드스탁 등의 조사결과를 종합하면 NH투자증권의 순위는 4~6위권에 머물러 있다. 아직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에 비해 브랜드 인지도가 떨어진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업계에서 최상위권 규모의 자산과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에  걸맞지 않게 브랜드 인지도에서는 중위권 수준”이라며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 기획사 등과 손잡고 다양한 마케팅 수단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