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뉴스채널' 된 유튜브, 최소한의 ‘여과장치’ 필요하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유튜브 채널 'TV홍카콜라'에 3일 올라온 '홍카레오' 방송 화면 캡처.

“세상 돌아가는 것에 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할 때 유튜브를 본다.”

주부 윤모(58세)씨는 1년 전 스마트TV를 구입한 뒤 매일 뉴스를 보는 것과 같이 유튜브를 시청한다. 

스마트TV에 유튜브 애플리케이션(앱)이 기본으로 깔려있어 TV를 보다가 채널을 돌리는 것처럼 손쉽게 유튜브를 볼 수 있게 되면서 유튜브 이용시간이 늘었다.

전국 각지의 전원주택 매물을 영상으로 소개해주는 부동산 채널을 볼 때도 있다.

최근에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공동으로 진행한 유튜브 방송 ‘홍카레오’를 시청했다.

윤씨는 “아무래도 정치, 경제 관련 방송을 많이 보게 된다”며 “한 쪽에 치우친 면이 있을 수 있지만 지금 사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좀 더 알고 싶고 앞으로는 어떻게 굴러갈지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의견을 듣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방송이 많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장 조사기관 와이즈앱에 따르면 올해 4월 기준으로 50대 이상이 유튜브를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4월 한 달 동안 50대 이상의 유튜브앱 사용시간은 2018년 4월보다 51억분 늘어난 101억 분으로 집계됐다. 89억분을 이용한 10대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유튜브는 뉴스, 다큐, 교양정보 등으로 콘텐츠를 확대하면서 50대 이상의 시청자를 빠르게 유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기기에 유튜브앱이 기본적으로 탑재되면서 접근성을 높인 점도 한 몫을 했다.

50대 이상 이용자들의 유튜브 이용 모습에서 눈에 띄는 점이 있다. 바로 정치콘텐츠의 소비 비중이 월등히 높다는 점이다.

50대 이상 이용자들에게 유튜브는 다양한 관심 분야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는 공간이면서 정치, 사회, 경제 등의 문제를 놓고 소통하고 공감하는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유튜브를 통한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이런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5일 현재 구독자 수가 1만 명이 넘는 한국 정치인의 유튜브 채널이 9개에 이르고 각 정당에서도 유튜브 채널 개설을 적극적으로 권장할 정도다.

유튜브가 또 하나의 ‘정치무대’가 되고 있는 셈이다.

유시민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알릴레오)’은 5일 현재 기준으로 구독자 수가 78만7873명에 이른다. 홍준표 전 대표의 ‘TV홍카콜라’도 30만2121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콘텐츠 창작자 각 개인이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이용자도 성향과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 보며 공감과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은 유튜브 플랫폼의 큰 장점이지만 이는 동시에 경계해야 할 단점이기도 하다.

유튜브를 통한 ‘가짜뉴스’ 유통과 확산 문제는 이미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또 유튜브를 통한 ‘정보의 편식’, 비판 없는 수용도 건강한 사회여론 형성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디지털뉴스 리포트 2018 한국’ 보고서에 따르면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의 동영상콘텐츠가 가까운 미래에 한국의 디지털뉴스 소비를 담당하는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응답자의 42%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 동영상으로도 뉴스를 시청한다’고 대답했다. 그 가운데서도 동영상뉴스 시청 플랫폼으로 유튜브를 이용하는 응답자의 비율이 37%로 유튜브 이용률이 현저하게 높게 나타났다.

유튜브가 더 이상 단순한 동영상 플랫폼이 아니라 뉴스 소비처가 되고 있는 만큼 유튜브 콘텐츠 창작자와 이용자 모두에게 최소한의 ‘여과장치’가 필요하다. 

유튜브 이용자들도 유튜브의 이런 특성을 이해하고 정보를 걸러서 볼 줄 아는 지혜가 요구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