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이 인도의 정치적 불확실성 해소를 기회로 잡아 현지에서 본격적 성장을 준비하고 있다. 

하반기 인도에서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는 새 모델을 출시하고 현지공장의 생산설비를 늘리는 등 점유율 확대를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오늘Who] 공기영, 모디 재집권 인도에서 현대건설기계 공격 앞으로

▲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 사장.


3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제17대 인도 총선이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승리로 끝남에 따라 인도에서 차별화된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 현대건설기계가 중장기적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디 정부는 2024년까지 고속도로, 항만, 공항 등 관련 인프라 건설투자에 1700조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며 “현대건설기계가 인도에서 현재 수준의 성장을 지속한다면 변동성 큰 중국시장의 보완책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건설기계는 1분기 인도에서 2018년 1분기보다 부진한 성적을 냈는데 선거 한 달 전부터 표심에 영향을 주는 신규 프로젝트 공표를 금지하는 인도 선거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5월 말 총선이 끝난 이후 지연됐던 인프라 투자가 재개되고 모디 정부의 예산이 본격적으로 집행되면서 9월부터는 인도시장의 건설기계 수요가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건설기계는 특히 백호로더(앞에는 굴삭기, 뒤에는 토사 등을 싣는 로더가 설치된 건설기계) 교체 수요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도는 전체 건설기계시장에서 백호로더 수요가 굴삭기 수요보다 많은 독특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인도 백호로더 판매 비중은 전체의 60% 정도로 굴삭기 판매 비중 40%를 넘는다. 반면 중국의 백호로더 비중은 전체의 0.1%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글로벌 평균으로 따져도 7% 수준으로 차이가 크다. 

이는 인도의 도로 사정이 열악한 데 따른 것으로 건설현장에 장비가 도착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려 한 번에 두가지 작업을 병행할 수 있는 백호로더가 선호되기 때문이다.

다만 백호로더는 대규모 인프라 공사에는 적합하지 않고 생산성도 굴삭기와 비교해 크게 떨어져 향후 인도의 백호로더 수요가 8톤급 이상의 굴삭기 수요로 옮겨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020년부터 백호로더에 배기가스 규제가 시행되는 점도 8톤~12톤급 굴삭기 수요를 늘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건설기계는 백호로더 교체수요 등에 대응해 하반기 인도에서 소형 굴삭기 신제품을 출시하고 현지 푸네 공장의 생산설비를 기존 6천 대에서 1만 대까지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지 맞춤형 저사양 모델 위주였던 기존 제품 구성에 고사양 제품을 추가하는 등 글로벌시장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공기영 사장은 2007년 현대건설기계가 인도에 처음 진출했을 때부터 푸네 공장 설립 등 초기 기반을 다져 인도시장에 이해도가 높다. 

공 사장은 인도 등에서 거둔 해외영업 성과를 인정받아 2013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인도법인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2017년 4월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에 오른 이후 현대건설기계의 미래 성장동력은 해외에 있다고 보고 해외영업을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는데 ‘포스트 차이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인도에 거는 기대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기계가 인도법인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는 점도 인도시장의 성장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현대건설기계의 중국 법인 지분은 36%에 불과해 지배주주 순이익도 36%밖에 반영되지 않는다. 

현대건설기계는 하반기 중국 법인 지분을 추가로 인수할 예정이었지만 부품자회사인 현대코어모션 출범 등에 따라 자금계획에 변동이 생기면서 중국 법인 지분 인수일정이 당분간 미뤄졌다.   

인도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중간지대’라고도 불리는 연 평균 예상 성장률 7%의 잠재력 큰 시장이다. 

세계적 건설장비시장 조사기관인 오프-하이웨이 리서치는 “인도 굴삭기 판매량은 2023년까지 해마다 13%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홍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