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과 미국 정상의 통화내용을 유출한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과 그를 두둔하는 자유한국당에 유감의 뜻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은 29일 서울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을지태극국무회의에서 “외교적으로 극히 민감할 수 있는 (한국과 미국의) 정상 통화까지 정쟁의 소재로 삼고 이를 국민의 알권리나 공익제보라고 두둔하고 비호하는 정당의 행태는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한미 정상 통화내용 유출을 두둔하는 정당 행태는 유감”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서울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을지태극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국가의 외교상 기밀이 유출되고 이를 정치권에서 정쟁의 소재로 쓰는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났다”고 짚었다. 

문 대통령은 “국정을 담당했고 앞으로도 국민의 지지를 얻어 국정을 담당하려는 정당이라면 적어도 국가운영의 근본에 관련된 문제는 기본과 상식을 지켜야 한다”며 “당리당략을 국익과 국가안보에 앞세우지 않고 상식에 기초하는 정치여야 국민과 함께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한국과 미국 정상의 통화내용이 유출되는 사건이 일어난 점을 놓고 문 대통령은 국민에게 사과하는 뜻도 보였다.

그는 “이번 사건을 놓고 공직기강을 바로세우는 계기로 삼으면서 철저한 점검과 보완관리에 더욱 힘쓰겠다”며 “개별 부처와 공직자들도 일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현재 시행 중인 을지태극연습을 계기 삼아 전시에 대비하는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을지태극연습은 대규모 재난과 테러, 국지적 도발 등 범국가적 위기상황에 대비해 27~30일 동안 진행되는 훈련이다. 

문 대통령은 “전시에 대비하는 역량 강화는 한순간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국가의 임무”라며 “이번 연습은 공격 목적이 아니라 평화를 지키기 위한 방어 목적이자 한국군의 단독훈련인 만큼 우리 국방의 자주적 태세를 확고히 만드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