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65인치 이상 대형 TV시장에서 중국 기업에 맞서 올레드 TV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에서 보유하고 있지 않은 10.5세대 LCD 패널공장에서 대형 LCD 디스플레이를 대량으로 양산하면서 대형 TV 가격을 대폭 낮춰 시장을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 중국의 대형TV 공세에 올레드TV 가격경쟁력 확보 고전

▲ 권봉석 LG전자 MC/HE사업본부장 사장.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28일 “LG디스플레이 국내 8.5세대 올레드(OLED) 공장은 멀티모델글라스(MMG) 방식으로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65인치, 77인치 등 대형 패널을 공급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중국 TV 제조회사들이 대형 LCD TV에서 공격적 가격전략을 쓰고 있는 가운데 대형 올레드 패널은 수급면에서 아직 불안정해 LG전자 올레드TV사업에 불확실성이 나타나고 있다”고 바라봤다.

2019년 1분기 기준 중국 TV 제조회사 7곳의 시장 점유율은 34%로 국내 삼성전자와 LG전자 점유율인 32%를 추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TV 제조회사들이 디스플레이기업과 협업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 덕분이다.

특히 TCL과 하이센스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TCL은 올해 글로벌 3위 TV 제조기업으로 도약했고 1분기 기준 북미시장에서 점유율 26%를 차지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지금까지 주로 중소형 TV시장을 공략해 왔으나 앞으로 대형 TV시장에도 적극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디스플레이기업 CSOT와 BOE가 최근 10.5세대 대형 LCD 패널공장을 완공한 뒤 양산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돼 대형 LCD 패널의 원가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5세대 공장은 65인치 패널 면취율에 최적화된 라인으로 기판 1장 당 65인치 패널을 8대 생산할 수 있다.

CSOT는 올해 말 10.5세대 공장을 모두 가동하고 있고 BOE는 기존 월 12만 장 수준인 대형 LCD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2020년 중국 디스플레이기업이 생산할 수 있는 대형 LCD 패널을 모두 합치면 연간 3천만 대 이상의 LCD TV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TCL은 CSOT를 자회사로 두고 있어 더욱 공격적 가격 정책을 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65인치 이상 대형 LCD TV의 가격 하락세는 앞으로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커진다고 가정했을 대 올레드 TV나 QLED TV 같은 대형 프리미엄 제품군의 출하량 증가속도는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 

김 연구원은 “2018년 2분기까지 LG전자의 올레드TV 판매량과 수익성은 경쟁사를 압도하는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55인치 올레드 TV를 중심으로 판매량 증가세가 더뎌지기 시작했다”며 “이는 고가정책이 시장에 먹히지 않았다는 증거로 앞으로 올레드 TV의 판매량과 수익성을 우려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TV의 대형화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중국 업체의 공격적 가격 행보를 주의깊에 살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