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화웨이 제재’가 정보기술(IT)업계 전반으로 퍼지면서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POLED)사업의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생산량 감소에 따른 직접적 타격 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시장 위축, 애플의 중국 리스크 부각 등으로 간접적 영향을 받을 가능성도 크다.
 
LG디스플레이, 화웨이 압박 높아져 중소형 올레드사업 '어려움'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


26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화웨이 봉쇄조치가 갈수록 강화하고 있다.

최근 미국 상원에서 통신사들이 화웨이와 ZTE장비를 다른 제품으로 바꾸면 보조금을 주는 법안까지 발의된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는 주로 애플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회사를 중소형 올레드사업의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 가운데 애플과 화웨이가 가장 큰 고객사인데 애플을 빼면 중국이 대부분 물량을 차지한다.

특히 화웨이는 올해 신제품 스마트폰에 중소형 올레드 패널을 탑재를 크게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어 LG디스플레이가 패널 공급을 기대했으나 미국 제재로 화웨이의 운신이 좁아지면서 LG디스플레이가 납품할 기회를 잃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한 IT 회사는 구글, 퀄컴, 인텔, 마이크로소프트(MS), ARM 등으로 당장 화웨이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구글과 MS 서비스가 삭제되면 중국 내수 수요를 제외한 대부분 판매량이 위축될 공산이 크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화웨이가 올해 2018년보다 20% 이상 줄어든 1억650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 수도 있다”며 “시장 조사기관 SA는 극단적으로 중국 내 판매량 1억2천만 대를 제외한 판매량이 모두 증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고객사인 애플이 화웨이 제재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에게 부담이다.

중국은 화웨이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애플을 견제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 견제는 아이폰 불매운동, 관세 부과 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

애플의 중국 판매가 위축되면 아이폰 판매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시장은 올해 아이폰 판매량을 1억8천만 대 수준으로 내다보고 있는데 중국 판매가 심하게 줄어들면 1억6천만 대까지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애플의 불매운동, 관세 적용은 비교적 단기간 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에 직접적이고 즉각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아이폰 관세부과에 따른 타격도 예상된다. 아이폰에 25% 관세가 부과되면 늘어난 가격 부담을 소비자나 부품회사 둘 중 하나가 부담해야 하는데 모든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없기 때문에 부품회사들도 불가피하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아이폰에 관세가 부과되면 아이폰 부품회사의 이익 감소와 주가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관세문제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화웨이 제재는 중국 스마트폰시장을 침체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도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사업에 부정적이다. LG디스플레이 중소형 올레드의 주요 납품시장인 중국 수요가 줄어들면 LG디스플레이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시장은 장기간 침체기에서 벗어나 점차 수요가 반등할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었다. 하지만 화웨이 제재가 강화하면서 다시 판매량이 줄어들 상황에 직면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본격적 화웨이 제재에 나서면서 화웨이 주도하에 살아나고 있던 중국 스마트폰시장이 다시 꺾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의 또 다른 고객사인 중국 레노버도 화웨이 때문에 미국으로부터 관세 공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면서 화웨이와 거래 중단, 해외 이전 등 여러가지 가능성을 언급해 중국내에서 '매국노' 논란의 곤욕을 치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레노버와 폴더블(접는) 노트북을 개발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데 레노버도 미국 제재의 영향권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사업에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예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