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벤처투자가 사모펀드(PEF)로 영역을 넓히며 투자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초기 스타트업에 이어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으로 투자범위를 넓혀 투자기회를 확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벤처투자, 사모펀드로 영역 넓혀 더 많은 투자기회 엿봐

▲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


26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벤처투자가 2020년까지 모두 4200억 원 규모의 사모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벤처캐피탈은 보통 초기 아이디어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만큼 성과를 내기까지 최소 7~8년 정도 걸린다.

이에 비해 사모펀드는 어느 정도 성장한 기업에도 투자를 자유롭게 할 수 있어 3~5년 정도에 비교적 단기간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벤처캐피탈은 보통 정부가 자금을 대는 모태펀드에서 자금을 조달하는데 사모펀드는 이와 비교해 훨씬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벤처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보통 벤처캐피탈이 펀드를 조성할 때 60%를 모태펀드로, 나머지는 직접 출자자를 모집해서 구성한다”며 “정부가 내건 여러 조건들이 많아 좋은 회사가 있어도 바로 바로 투자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아주 초기 단계에 있는 스타트업에만 투자를 해야 한다거나 수산업이나 블록체인 등 한정된 종목에 투자해야 하는 등 제약이 많다는 것이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그동안 후속투자가 필요한데도 적절한 시점을 놓쳐 큰 투자기회를 날린 사례가 많았는데 이를 만회하기 위해 사모펀드로 투자범위를 넓히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벤처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투자에서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잘 고르는 것뿐만 아니라 적절한 시점에 지속적으로 자금을 지원해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벤처투자는 올해 초 기업공개에 성공해 203억 원가량의 사업자금을 확보했는데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사모펀드를 조성할 계획을 세워뒀다.

또 이번 상장을 바탕으로 인지도를 높여둔 점도 사모펀드시장에서 자금을 모으는 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코스닥시장 상장에 성공한 만큼 상장사라는 신뢰성을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을 발굴하는 데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최근 벤처캐피탈업계에 많은 자금이 몰리고 있는 만큼 성장성이 밝은 스타트업은 여러 벤처캐피탈의 구애를 받는 사례가 많다.

벤처캐피탈업계의 한 관계자는 "벤처캐피탈회사가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를 하게 되면 투자결정을 내리기까지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데다 자금력이 높아져 좋은 투자기회를 발굴하기가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