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Who] 최문순, 수소 폭발사고로 강원 수소산업 미래에 '먹구름'

최문순 강원도지사(오른쪽)가 23일 강원도 강릉시 대전동 강원테크노파크에서 발생한 폭발사고 현장을 찾아 소방 관계자에게 브리핑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8명이 죽거나 다쳤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수소산업의 중심지 강원테크노파크에서 수소탱크가 폭발해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최 지사는 강원도의 차세대 먹거리를 창출하기 위해 수소산업 육성에 힘써왔는데 이번 사고로 수소산업을 두고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는 것을 피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최 지사가 강원테크노파크의 이사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안전관리의 책임 소재를 놓고 공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최문순 지사는 강원테크노파크에서 일어난 수소탱크 폭발사고와 관련해 24일까지 공식적 의견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강원도 관계자는 “이번 사고와 관련해 최 지사의 발표는 아직 예정되지 않았다”며 “도 차원에서의 담화문을 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3일 오후 6시22분 강원도 강릉시 대전동 강원테크노파크 강릉벤처1공장에서 400㎥ 용량 수소탱크 3기가 시운전 중 한꺼번에 폭발했다. 3300㎡ 규모 공장이 대부분 무너졌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수소를 이용해 연료전지를 만드는 업체였다. 견학을 왔던 벤처기업인 등 2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강원테크노파크는 기업과 연구기관을 유치해 첨단기술을 연구·개발하는 과학산업단지다. 수소연료전지, 수소생산시설, 고효율 수소저장시스템 등 수소산업 관련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을 유치했다.

최 지사는 그동안 수소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 이번 사고를 단순한 산업재해로 여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는 강원도에서 다른 지역보다 비교적 경쟁력이 약한 제조업 대신 수소산업 등 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당초 원자력발전소가 들어설 예정이었던 삼척시 근덕면 일대를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산업 육성단지로 조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소 생산기지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수소 기반 스마트도시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강릉시, 삼척시, 속초시, 춘천시 등 도내 주요 도시에도 2019년까지 수소충전소 설치를 완료할 것으로 예정됐다.

최 지사가 최근 역대 최대 규모인 국비 6조3천억 원을 확보하고자 힘쓰는 것에는 이런 수소산업 육성정책에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

최 지사는 “중화학공업을 지니지 못한 단점을 바로 4차산업혁명으로 직행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며 “아직 자본, 인력, 기술, 인프라가 부족하지만 결단코 4차산업혁명에서 뒤처질 수는 없다”고 말하면서 수소산업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강원도 수소산업 육성정책의 중심기지 역할을 맡은 강원테크노파크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나면서 최 지사의 수소산업 미래상에 먹구름이 끼게 됐다.

아직 사고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시운전 중이던 수소설비가 폭발해 사망사고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수소의 안전성 자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최 지사가 이번 사고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지사는 강원테크노파크의 이사장을 맡고 있다.

최 지사가 강원도 수소산업을 진두지휘하면서도 정작 본인이 이사장으로 있는 기관의 수소 안전관리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해 강원도청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난 업체의 사업을 주관한 것은 강원도가 아니다”며 선을 그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