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가 스페셜시추에이션(SS)부문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투자영역을 더욱 넓히고 있다.

스페셜시추에이션은 기업회생, 파산, 경영권 승계 등 말 그대로 ‘특수상황’에 놓여있는 기업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투자방식이다.
 
미래에셋대우, '특수상황' 기업에 투자하는 전담조직으로 선점 노려

▲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수석부회장.


23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스페셜시추에이션(SS)본부의 인력을 늘리고 업무분장을 한창 짜고 있다.

스페셜시추에이션 본부는 4월 초 새로 만들어졌다. 강성범 부문장이 이끄는 IB(투자금융)1부문에 소속돼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최근 강나영 전 도이치증권 상무를 스페셜시추에이션본부 담당 임원(상무)으로 뽑았다. 강 상무는 외국계 증권사에서 스페셜시추에이션업무 경력을 쌓아 온 인물로 ‘스페셜시추에이션 전문가’로 꼽히기도 한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 스페셜시추에이션 전담조직을 만든 곳은 미래에셋대우가 처음이다.

아직은 생소한 영역이지만 스페셜시추에이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선제적 대응으로 시장을 선도하려는 것이다.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는 주로 기업회생, 파산, 경영권 승계 등의 문제가 발생해 대규모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들에게 대출을 해줘 이자를 얻는 방식으로 수익을 낸다.

이 외에도 지배구조 문제나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 문제를 안고 있는 기업의 지분을 매입해 투자수익을 얻거나 인수합병을 성사시켜 차익을 얻기도 한다. 

미래에셋대우가 2018년 10월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물류 계열회사 판토스의 지분 전량(지분율 19.9%)을 매입했는데 이는 대표적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사례로 꼽힌다.  

미래에셋대우 스페셜시추에이션본부는 당분간 기존 투자금융(IB)부문의 기업고객들이 특수상황에 처했을 때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해결방안을 제공하며 투자처를 발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는 국내 증권회사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글로벌 종합금융투자회사(IB)들은 일찍이 주목한 투자방식"이라며 "스페셜시추에이션본부를 꾸리는 데 속도를 내 이른 시일 안에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국내 스페셜시추에이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기업의 ‘스페셜시추에이션’에 투자하는 사모투자펀드(PEF)는 152개로 집계됐다. 2015년 46개에서 3년 만에 3배가 넘게 늘어났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파산 신청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고 가업승계 비즈니스 수요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앞으로 기업의 스페셜시추에이션 수요가 급격히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 스페셜시추에이션부문에 선제적으로 나서고 있는 만큼 빠르게 스페셜시추에이션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공격적 해외투자로 이미 해외에서 높은 인지도를 쌓은 만큼 국내뿐 아니라 해외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에도 적극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스페셜시추에이션본부는 스페셜시추에이션 투자는 물론 다양한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라며 “앞으로 미래에셋대우의 투자금융(IB) 역량을 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