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중소·벤처기업의 주관에 눈을 돌리고 있다. 

올해 2분기 들어서도 기업공개시장에서 대어급은커녕 코스피 상장을 진행하는 기업이 눈에 띄지 않자 코스닥 이전상장을 주관하는 데 수익원을 찾고 있다.
 
NH투자증권, 코스닥으로 이전상장 주관 눈돌려 새 수익원 발굴

▲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


23일 금NH투자증권에 따르면 주관을 맡고 있는 엔솔바이오사이언스, 안지오랩 등 중소·벤처기업들이 코스닥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주관을 맡고 있는 기업들이 계획대로 코스닥 이전상장을 진행한다면 NH투자증권이 올해 목표로 세운 20개 이상 기업공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 코스닥 이전상장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며 “4월 유상증자는 신약 개발을 위한 비용조달뿐 아니라 코스닥 이전상장을 준비하는 목적도 있다”고 말했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퇴행성 디스크 치료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회사로 유한양행이 2대주주를 맡고 있다. 4월 110억 원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는데 업계에서는 투자금 유치를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로 보고 있다.

비만 치료제 등을 개발하는 안지오랩도 기술성평가를 통한 기술성장기업 특례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비엔씨도 23일 NH투자증권과 코스닥 이전상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포스코케미칼의 코스피 이전상장을 제외하면 2분기 들어 코스피 기업공개시장은 조용하다. 

NH투자증권도 SNK,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 코스닥 상장을 마무리한 상황에서 기업공개시장에서 새 먹거리를 찾을 필요성이 커졌다. 

4월부터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기업에 신속이전상장제도(패스트트랙)가 확대 적용되면서 코스닥 이전상장은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NH투자증권이 코스닥 이전상장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코넥스 시가총액 2천억 원, 공모 뒤 기준시가총액 3천억 원 이상인 기업은 매출액, 영업이익, 자기자본이익률 등과 상관없이 신속이전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은 노브메타파마는 지난해 4월 이전상장을 추진하다 예비심사가 길어지자 기업공개 과정을 중단했다. 신속이전상장을 통해 코스닥 이전상장을 재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진행하면서 지정자문인을 맡고 있는 증권사를 주관사로 선정하지 않거나 지정자문인을 변경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지정자문인은 코넥스 상장 지원, 공시업무 자문, 사업보고서 작성 지원 등의 역할을 수행하는 증권사를 뜻한다.

엔솔바이오사이언스는 코넥스 상장 때 키움증권을, 한국비엔씨는 한국투자증권을 지정자문인에 선정했지만 코스닥 이전상장에서는 NH투자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기업들이 많아지면서 주관사를 차지하기 위한 증권사들끼리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NH투자증권도 노브메타파마가 이전상장을 다시 추진할 때까지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기 위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노브메타파마는 대사 질환 관련 신약 개발하는 중소기업으로 코넥스시장에서 시가총액 4천억 원에 이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이 증가하면서 그동안 중소형 증권사들의 먹거리였던 이전상장 주관업무에 대형 증권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NH투자증권은 코스닥 이전상장에서도 기업공개 역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