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가 패션부문 강화를 위해 중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화장품사업이 승승장구하고 있지만 본업인 패션은 성장이 주춤한 만큼 해외로 발을 넓히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차정호, 중국 패션시장 진출해 신세계인터내셔날 본업 전열정비

▲ 차정호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이사.


22일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최근 중국에 진출한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톰보이'는 이르면 6월 말경 현지매장 1개를 추가로 연다.

4월에도 베이징과 시안에 있는 SKP백화점에 단독매장을 2곳 연이어 개점했는데 매장이 3개로 늘어나는 셈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하반기 추가 출점계획은 정해진 것이 없고 검토 중"이라며 "온라인에서는 중국 티몰에 공식 입점했다"고 말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아직 중국에서만 해외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브'와 지컷' 브랜드도 중국 파트너사를 통해 현지에 매장을 내고 있지만 직진출하는 것은 스튜디오톰보이가 처음이다.

중국사업을 본격화 하기 위해 지난해 3월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화장품과 패션을 두 축으로 삼는데 패션부문은 차정호 대표가 총괄한다. 당초 단독대표이사를 맡아오다가 지난해 말 이길한 대표와 각자대표체제로 바뀐 뒤로 차 대표가 패션 및 라이프 스타일부문을 담당하게 됐다 .

차 대표가 취임한 2017년 이후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실적이 승승장구하면서 시가총액 역시 4500억 원에서 2조1천억 원으로 4.5배 뛰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0%, 영업이익은 146% 급증했다.

화장품사업이 '비디비치' 브랜드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한 덕분이다. 현재 영업이익의 80% 수준을 화장품사업이 벌어들이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본래 패션기업이지만 2012년 '비디비치'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화장품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오히려 본업을 뛰어 넘은 셈이다.

차 대표가 사업포트폴리오 균형 차원에서 패션사업 경쟁력을 높여야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도 화장품부문이 전체 실적을 이끌 것"이라면서도 "화장품사업의 높은 면세점채널 및 품목 의존도가 향후 실적 지속성의 변수"라고 분석했다.

차 대표가 중국시장을 노리는 것은 국내 패션시장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시장 규모는 42조4300억 원으로 2017년보다 0.2% 감소했다.

반면 중국 패션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맥킨지앤드컴퍼니와 비즈니스오브패션이 글로벌 패션업체 대표 2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중국 패션시장 규모는 미국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됐다. 

차 대표는 중국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국내에서는 해외 패션 브랜드 판권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할 계획을 세워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지난해 말 국내 독점 판권을 인수한 브랜드 '에디하디'는 3월부터 서울 주요 백화점과 면세점에 연이어 출점했다. 중국에서 인기가 높은 브랜드인 만큼 중국 관광객 수요를 끌어올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