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완전히 인수될 때까지 인고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만큼 굵직한 의사결정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어 CJ헬로는 당분간 수익성 방어에 경영의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CJ헬로, LG유플러스에 인수 정부승인 전까지 '방어경영' 불가피

▲ 변동식 CJ헬로 대표이사.


22일 업계에 따르면 CJ헬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가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인가하기까지 중요한 의사결정을 미루고 있다.

CJ헬로는 지난해 말에만 해도 매달 케이블TV의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1만5천 원어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알뜰폰 요금제를 내놓는가 하면 만 65세 이상 노년층에게는 평생 50%를 할인해주는 알뜰폰 요금제를 내놓는 등 공격적 마케팅 활동을 펼쳤으나 최근에는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올해 3월에는 최대주주 변경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들며 자회사 하나방송의 흡수합병 계획을 철회하기도 했다. CJ헬로는 지난해 비용절감과 관리구조 일원화 등의 목적으로 하나방송 흡수합병을 결정했다.

CJ헬로는 현재 피인수대상기업 지위다 보니 굵직한 전략적 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여있다. CJ헬로가 중요한 의사결정은 뒤로 미루고 방어적 전략을 취해야 하는 이유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CJ헬로는 1분기 실적이 소폭 하락했지만 업계에서는 '선방'한 것으로 평가한다.

CJ헬로는 2019년 1분기에 매출 2756억 원, 영업이익 130억 원을 올렸는데 지난해 1분기보다 각각 3.8%, 0.8% 감소했다. 

1분기 케이블TV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도 4분기 7609원에서 7442원으로 하락했다. 초고속인터넷, 인터넷전화, 알뜰폰 가입자 역시 이 기간에 소폭 줄어들었다.

CJ헬로는 당분간 수익 방어에 힘을 쏟으며 LG유플러스와 시너지 창출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다.

CJ헬로가 LG유플러스로 편입된다면 LG유플러스의 콘텐츠 경쟁력이 CJ헬로의 플랫폼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LG유플러스와의 결합상품을 통한 가입자 확보도 예상되고 있다. 

CJ헬로의 알뜰폰사업에서 대규모 통신망 임대비용 역시 LG유플러스 역할로 크게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CJ헬로의 신사업인 렌탈사업도 LG그룹과 시너지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유플러스로의 편입이 확실해지기 전까지 CJ헬로는 당분간 CJ의 색깔도 LG유플러스의 색깔도 아닌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와 공정위의 심사 기간이 단축될수록 불확실성에 따른 영향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와 관련해서 한 번 낭패를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CJ헬로의 '과도기 경영'은 더욱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실제로 2015년 말에서 2016년 상반기까지 SK텔레콤이 CJ헬로의 인수를 추진했던 과정에서 CJ헬로의 영업은 뒷걸음질을 쳤다.

당시 CJ헬로는 케이블TV 및 알뜰폰(MVNO) 가입자 감소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60%가량 하락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 심사가 217일이나 걸려 경영권 공백이 장기화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SK텔레콤의 CJ헬로 인수가 무산되고 CJ헬로 영업이 다시 제자리를 찾으면서 케이블TV 및 알뜰폰(MVNO) 가입자는 다시 증가하게 됐고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 역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LG유플러스는 CJ헬로 지분 인수를 위해 3월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공정거래위원회에 인허가 신청서류 일체를 제출했다

기업결합 심사기간은 최대 120일인데 자료 보정기간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심사기간은 120일을 넘길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