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역대 월드투어 매출을 또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북미지역에서 15회 공연을 했고 관객 31만 명을 모았다. 아레나급 공연이 14회, 스타디움급 공연이 1회였다. 
 
월드투어 기록 바꿔쓰는 방탄소년단에게서 무얼 벤치마킹할 것인가

▲ 방탄소년단.


아레나급은 1만~2만 석 규모의 실내 원형 경기장이고 스타디움급은 3만~7만 석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공연장이다. 

방탄소년단의 올해 북미투어는 모두 스타디움급 공연장에서 이뤄졌다. 6회 공연에 32만 명을 모았으니 1회 공연으로 따지면 지난해보다 관객 수가 2배 늘었다. 방탄소년단이 지닌 세계적 위상이 한 단계 더 격상한 셈이다. 

방탄소년단은 반짝인기를 누렸다가 사라지는 스타들과 달리 케이팝의 역대 기록을 속속 갈아치우고 있다.  

케이팝 가수로서는 싸이씨가 2012년 ‘강남스타일’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팬덤을 확보하지 못해 강남스타일 이후로 내놓은 앨범들의 빌보드 순위는 점점 하락했다.

젠틀맨은 빌보드에서 5위를 보였고 그 뒤 행오버는 26위, 대디는 97위까지 하락했다. 새 앨범 뉴페이스는 빌보드 차트에 오르지도 못했다. 

방탄소년단은 싸이씨와 다르게 내놓은 앨범마다 빌보드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2018년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빌보드에서 정상을 차지했으며 9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로 1위, 최근 내놓은 ‘맵 오브 더 솔:페르소나’도 1위에 오르면서 짧은 기간에 빌보드에서 정상을 세 번이나 차지하는 기록을 또 썼다.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계속되는 이유가 뭘까?

첫째, 방탄소년단은 완벽주의자들이다. 게다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한다. 방탄소년단 팬덤에서는 ‘입덕영상’이 무엇이었는지 공유한다. 입덕영상은 팬들이 방탄소년단에게 처음 반해서 ‘덕후’(매니아)가 된 영상을 뜻한다. 팬들은 입덕영상을 공유하면서 방탄소년단의 매력을 나누는 것을 즐긴다.

방탄소년단은 중요한 공연에 설 때마다 새로운 콘셉트나 새로운 안무를 추가하면서 기존의 곡과 안무에 새로움을 준다. 팬덤이 지속적으로 매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무대에서 새로움을 더하는 것이다. 그리고 매 무대에서 선보인 콘텐츠가 또 새로운 ‘입덕영상’이 되면서 팬덤을 지속적으로 늘려간다.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단순히 콘서트 횟수를 늘리기보다는 한 번의 공연을 하더라도 매력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한다. 앞으로 수 년 동안의 공연까지도 미리 준비한다. 한번의 콘텐츠를 선보일 때 최선을 다하는 것이 회사의 방침이다. 

방탄소년단이 모든 무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의 완벽주의에 바탕을 두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아버지로 불리는 방시혁 대표는 서울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더 완벽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데 여러 상황을 핑계로 적당한 선에서 끝내려는 관습과 관행에 화를 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방 대표는 “분명 더 잘 할 방법이 있는데도 현실에 안주하는 것에는 분노를 폭발하기도 한다”며 “최선이 아닌 상황에 불만을 제기하게 되고 그럼에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불만이 분노로까지 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방탄소년단이 매 공연마다 최선을 다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는 이유인 셈이다.

둘째, 방탄소년단의 팬을 향한 시각에는 항상 감사함이 묻어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기부터 세계적 스타가 된 지금까지 한결같이 팬들을 향한 감사함을 전하고 있으며 또 팬들을 위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이 세계 팝시장에 들어올 때 충실하게 브랜딩을 하고 팬들을 위한 기반(콘텐츠) 관리를 했기 때문에 글로벌시장으로 확산이 가능했다고 평가한다.  

방탄소년단이 팬덤을 형성하는 방법으로는 친근하고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방탄소년단의 일상을 영상으로 계속 만든 것이  꼽힌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이를 위해 2010년부터 ‘영상콘텐츠 전문팀’을 꾸렸다. 

윤석준 빅히트엔터테인먼트 공동대표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팬들이 좀 더 쉽고 편하게 우리 아티스트들에게 접근하게 한 게 큰 효과를 본 것 같다. 방탄소년단은 칠레 현지에 가서 휴대폰을 들고 라이브로 그들의 모습을 중계하고 유튜브에 올리는 등 자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을 팬들이 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기초 팬덤이 형성되자 방탄소년단의 콘텐츠는 유튜브에서 알아서 번역이 되고 세계로 퍼져나갔다. 

윤 대표는 “팬들과의 소통은 번역할 필요도 없었다. 어느 정도 팬층이 쌓이고 참여가 이뤄지자 팬들이 알아서 다양한 언어로 번역해서 전파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우리는 처음부터 글로벌시장에 진출하고자 한 것이 아니었다. 방탄소년단의 `LOVE MYSELF(진정한 사랑의 시작은 나 스스로에 대한 사랑)`라는 메시지를 한국어로 전달하는 데 집중했고 이런 메시지에 팬들이 반응한 것이다"고 말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가 소속 가수들에게 강조하는 미션은 ‘고객들에게 위안을 주는 음악과 아티스트’다. 방탄소년단은 그 미션에 충실했고 그래서 성공했다. 

글로벌 진출을 노리는 케이팝 가수들이라면 방탄소년단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