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KBS 한국방송.”

자주 듣는 KBS의 시그널곡이다. 양승동 사장 취임 1년이 지난 지금 KBS가 얼마나 정성을 다했는지, 진정 국민의 방송으로 새롭게 태어났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양승동, KBS 신뢰회복 '가능성'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 양승동 KBS 사장.


양 사장은 15일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의욕은 컸지만 국민들 눈높이에 부합하지 못한 1년”이었다고 스스로 평가했다.

양 사장 스스로 반성했다는 점은 높이 살 수 있겠지만 자체 평가가 그 정도에 그쳤으면 외부의 눈초리는 더욱 따갑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양 사장은 2018년 4년 취임하면서 방송의 공영성을 회복하고 신뢰를 되찾겠다고 다짐을 했지만 갈수록 KBS를 향한 논란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원 산불 당시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부분은 전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양 사장은 문재인 대통령 질책의 대상이 됐고 결국 정부 차원의 재난방송 개선대책 마련까지 이어졌다.

국내 최초 시도였던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2주년 특집 대담 역시 불필요한 잡음을 야기했다. 19일 KBS는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 대통령과 특집 대담을 진행했지만 “KBS의 실력없음이 드러났다”는 평가를 받으며 혹독한 자아비판을 받아들여야 했다.

여기에 17일에는 서울 대림동 여경 사건을 보도하며 영상에 다른 장면의 소리를 덧입힌 것이 드러나며 조작방송 논란까지 휩싸이고 있다. KBS의 보도 편집권으로 볼 수 있는 부분까지 비난의 화살이 던져진 것은 KBS를 향한 신뢰가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KBS는 신뢰도 1위를 회복하겠다며 2018년 4분기부터 미디어 신뢰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10일 발표된 1분기 신뢰도 조사결과에서 KBS의 뉴스 신뢰도는 5.27점으로 4분기 5.45점보다 떨어졌다. KBS를 향한 긍정평가도 68.6%에서 66.2%로 2.4%포인트 하락했다.

국민들이 공영방송 KBS에 거는 기대는 여전히 크다.

기대와 비판은 동전의 양면으로 볼 수 있다. 기대가 없다면 비판도 없을 터이기 때문이다. 

꼬박꼬박 수신료를 내는 국민들은 밉든 곱든 KBS의 공영방송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양 사장의 임기는 2년 반가량 남아 있어 신뢰회복의 기회는 아직 있다. 양 사장은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눈높이를 맞추지 못했다면서도 “공영방송으로서 위상을 쇄신할 가능성은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계속 ‘가능성’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이제는 분명한 방향과 의지를 지니고 신뢰회복의 성과를 내야할 때다. 그런 점에서 양 사장이 "공영성과 대중성 둘 다 추진해야 한다"고 말한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오히려 국민들에게 불신만 키워 준 꼴이 됐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양 사장은 사상 최초로 시민자문단이 참여해 선출한 KBS 사장이다.

국민의 손으로 뽑은 사장인만큼 지금 KBS에는 공영언론의 신뢰회복을 그 무엇보다 우선해야 하지 않을까.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